배와 허벅지 사이의 혹 생기면 '탈장' 의심
복부 근육 약한 중장년, 심한 기침 주의해야
2019-01-07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허벅지와 아랫배 사이에 혹처럼 튀어나오는 서혜부 탈장.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빠져 나오거나 돌출되는 증상인데, 기침을 심하게 해도 탈장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60대 서아무개씨는 최근 독감에 걸려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기침이 심해졌다. 약을 먹고 기침은 좀 괜찮아졌지만, 복부 아래쪽이 혹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왔다. 기침할 때마다 심해져 병원을 찾아 서혜부 탈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장 흔한 탈장이 서혜부 탈장이다. 서혜부 탈장은 아랫배와 허벅지 사이에 혹처럼 튀어나오는 증상이다. 장이 복벽의 약한 부위를 밀고 내려오는 것이 탈장인데, 몸의 내장을 지지하는 근육층인 복벽과 주변 조직이 약해져 발생한다. 외과 수술을 받은 부위나 상복부, 배꼽 등에 탈장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고 누우면 다시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성인 중에서도 65세 이후 노년층에게 흔히 나타난다. 노년층은 젊은층에 비해 복부 벽이 약하기 때문이다. 심한 기침은 복압을 증가시켜 탈장 발생의 원인이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만성 기관지 질환 및 감기로 장기간 기침을 심하게 할 때 탈장이 생기기 쉽다. 기침을 계속하면 배에 압력이 증가해 복부가 당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양선모 동탄시티병원 원장은 “탈장은 복압의 증가가 원인으로, 노년층은 복벽과 주변 근육이 약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탈장이 발생하기 쉽다”며 “노화 외에도 수술 등으로 복부 벽이 약한 사람이 변비가 있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 배에 힘이 들어가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계속 나타나지 않고 통증이 없어서 방치하기 쉽다. 양 원장은 "튀어나온 장이 제자리로 들어가지 못한 채 꼬이거나 썩는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 방치하지 말고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탈장 진단은 복부 초음파로 가능하며 수술 후에는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복부 비만도 복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과도한 운동은 피한다. 또 기침이 심하면 물을 많이 마시거나 기관지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좋다.
탈장은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6만5000여 명의 환자가 탈장으로 병원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