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조선일보 갈등 속 터져나온 ‘우윤근 비위’ 의혹
조선일보 보도한 ‘우윤근 대사 금품수수 의혹’, 청와대는 “사실 아냐… 강한 유감”
2018-12-15 공성윤 기자
조선일보는 12월15일 새벽 1면 기사로 관련 의혹을 알렸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특감반)에서 근무했던 검찰 소속 김아무개 수사관이 12월14일 조선일보에 한 문건을 보내왔다고 한다. 거기엔 ‘우 대사가 2009년 건설업체 대표 J회장으로부터 조카 취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았다’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변호사 A씨에게 검찰 수사 무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줬는데, 이 중 1억원을 우 대사가 받았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김 수사관은 해당 내용을 청와대 윗선에 보고했다. 이는 이인철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조국 민정수석, 그리고 임종석 비서실장에게까지 전달됐다. 임 실장은 “(의혹이) 사실로 판단됐으니 대비책을 마련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게 김 수사관의 설명이다. 그는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이란 직무를 고의로 유기한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김 수사관은 “우 대사에 대한 감찰보고서를 작성한 게 내가 청와대에서 쫓겨나게 된 계기”란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11월 말 청와대는 특감반에 파견됐던 검찰 소속 직원 전부를 비위 의혹으로 교체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2월15일 조선일보 보도에 관해 “민정수석실에서 해당 첩보를 보고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 대사에 관한 감찰내용에 대해) 청와대 내 검증 시스템을 통해 여권 고위인사를 비롯한 관련자들을 상대로 철저히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감찰내용의 최종 수신자로 지목된 임종석 비서실장은 12월15일 “본인(김 수사관)이 비위가 있는 것을 감추고 오히려 사건들을 부풀리고 왜곡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유감”이라며 법적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게다가 임 실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지도 않았다는 게 김 대변인의 주장이다. 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 쓰는 언론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당장은 그 말대로 우 대사의 금품 수수 의혹이 팩트인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건 ‘김 수사관이 보내온 2580자 분량의 문건’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김 수사관은 의혹을 입증할 돈거래 내역과 녹음파일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조선일보는 아직 이를 제시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청와대의 해명에도 ‘주장’만 있고 ‘근거자료’는 없다.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청와대와 조선일보가 본격적인 갈등 관계에 접어들 거란 예상도 있다. 우 대사는 한때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그는 지금도 차기 비서실장 자리를 둘러싼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러한 우 대사의 비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현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조선일보가 깊은 상처를 낸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 한편 조선일보 역시 의혹에 휩싸인 상황이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12월13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를 비공개로 불렀다. 그가 고(故) 장자연씨의 성접대 의혹에 연루됐다는 혐의에 대해 추궁하기 위해서다. 방정오 전 대표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이다. 앞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4월13일 청와대 SNS를 통해 장자연 사건 재수사의 필요성을 시사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