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만이 아닌 온몸으로, 스왜그 넘치게 걷자

[유재욱의 생활건강] 어깨·몸통·엉덩이로 함께 걸어야 바른 자세 유지

2018-12-14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우리는 두 다리로 걷는다. 그런데 두 다리로만 걷는 게 문제이기도 하다. 노인은 대부분 등이 굽고 어깨가 처진 자세로 다리만 앞으로 내디뎌 걷는다. 팔 동작이나 몸통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그러나 젊은 사람은 에너지가 넘쳐서 어깨도 들썩들썩, 팔도 휘휘 저으면서 걷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흑인들처럼 스왜그 넘치는 걸음걸이를 하면 뭔가 불량스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두 다리로만 걷지 말고 온몸으로 걸어보라. 온몸으로 걷는 법을 3가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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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어깨로 걸어라
두 다리로만 걷지 않기 위한 첫 단계는 팔을 흔드는 것이다. 팔을 흔들라고 하면 ‘파워워킹’처럼 팔꿈치를 90도로 굽히고 어깨를 많이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걸을 때 팔꿈치는 가능한 한 굽히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팔꿈치를 뻣뻣하게 펴고 로봇처럼 걸으라는 것이 아니다.

팔꿈치는 펴서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두라는 뜻이다. 다만 팔을 앞쪽으로 흔들 때 팔꿈치 관절이 몸통보다 앞쪽으로 나가는 것은 좋지 않다. 대신 가능한 한 뒤쪽으로 흔드는 것을 권한다. 팔만 뒤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걸을 때 발이 나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팔과 어깨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말 그대로 스왜그 넘치는 걸음걸이다.

이렇게 하면 어깨 뒤쪽 근육들이 수축해 어깨가 쫙 펴진다. 잠자던 어깨를 깨워준다. 어깨가 펴지면 자연히 가슴도 펴지고, 거북목도 교정된다. 목, 어깨의 통증이 개선된다. 폐 용적도 확장되어 폐 기능도 향상된다. 팔만 잘 흔들어도 웬만한 자세는 교정된다.

② 몸통으로 걸어라
걸을 때 몸통을 사용하면 먼 거리를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몸통으로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은 주로 복사근이다. 복사근을 사용해 걷는 것의 장점은 코어근육이 발달하므로 척추질환이 예방되고, 허벅지와 종아리가 날씬해진다. 모델들의 다리가 날씬한 이유는 다리로 걷지 않고 복근과 엉덩이 근육을 사용해서 걷기 때문이다.

보폭을 크게 걸어보면 몸통도 함께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슴과 배가 반대 방향으로 꼬인다. 이런 움직임은 내부 장기, 특히 소장과 대장이 원활히 기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변비가 있는 사람은 몸통을 이용해 걸어보자.

③ 엉덩이로 걸어라
엉덩이를 씰룩쌜룩 걷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자. 대둔근, 중둔근이 튼튼해지면 골반이 바로 선다. 반대로 걸을 때 엉덩이를 이용하지 않으면 체형 전체가 무너진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여성의 70%는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고, 골반의 기울어짐 때문에 전신 체형이 무너진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 걸을 때 몸통 근육을 쓰기가 쉽지 않고, 허벅지를 이용해 다리를 앞으로 뻗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종아리가 대신 일을 하게 된다. 자연히 허벅지, 종아리가 두꺼워진다. 골반이 약해지면 당연히 골반 안쪽 장기, 즉 자궁, 전립선 등의 기능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