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프랜차이즈 CEO가 좋다”

요즘 뜨는 프랜차이즈 CEO ‘5人5色’

2018-12-12     이석 기자·김성희 창업 칼럼니스트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다. 본사의 역량에 따라 가맹점의 운명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CEO의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은 가맹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경영에서 물러난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고, 애꿎은 가맹점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덮어써야 했다.  실제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매출을 4대 카드사(신한·KB·현대·삼성) 매출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가맹점 매출은 최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1월30일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 앞에서 열린 '미스터피자 갑질 봐주기 판결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1심 선고 결과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오너 갑질로 가맹점 피해 잇달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폭행 사건 이후 미스터피자 불매운동도 벌어졌다. 가맹점주들이 회장을 대신해 사과했지만 매출 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미스터피자의 2017년 매출액은 815억원으로 전년(970억원) 대비 16%나 감소했다. 2015년에 기록한 1103억에 비하면 288억원(26%)이나 감소한 것이다.  봉구스밥버거는 2016년 234억원에서 2017년 199억원으로 매출이 15% 줄어들었다. 그 불똥이 가맹점주들에게 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른바 ‘호식이 방지법’으로 불리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호식이 방지법’은 가맹점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또 가맹본부나 임원으로 인해 가맹점 매출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맹점주가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즉, 오너리스크로 인해 가맹점주가 손해를 입을 경우, 가맹점주가 본부나 임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셈이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브랜드 CE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은 “잇따른 오너 갑질 논란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브랜드 CEO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 졌다”며 “노력과 열정, 비전이 있고, 자신의 브랜드에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을 중시하는 대표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성공 경험·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사업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가맹점 사업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배달삼겹 프랜차이즈 ‘고기한끼’를 론칭한 정진백 대표는 식어도 맛있는 삼겹살을 만들기 위한 요리방법을 만들기 위해 6개월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해동 과정에서 나는 삼겹살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훈연(燻煙)’ 방식을 선택했고, 중식당 요리방법을 도입해 육즙과 불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후 정 대표는 성신여대 인근에 직영점을 오픈하고 직접 주방에서 일을 하며 매장 운영을 하고 있다. 정 대표의 이런 진심은 소비자들에게 통했다. 4개월 만에 월 매출 5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자신 있게 성공을 말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까지 40호점이 넘는 가맹점을 오픈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월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프랜차이즈 서울'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본사 마진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 부스에서 상담받고 있다. ⓒ연합뉴스



◆ 브랜드에 영혼을 넣어야 한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다브랜드 전략을 채택하는 본사가 늘고 있다. 본사의 성공을 위해 다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쉽게 빨리 만든 브랜드의 수명은 길지 못하다. 하나의 브랜드에도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탈리안 아이스크림 젤라또로 국내 디저트카페 시대를 열었던 카페띠아모는 200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지금까지도 정통 젤라또 만을 고집하고 있다. 천연 재료로 매장에서 매일 직접 만드는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을 사용하는 만큼 웰빙 소비자들로부터 여전히 호평을 받고 있다.  김성동 카페띠아모 대표도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젤라또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일부 젤라또는 대량생산되고 있다”며 “본사의 수익보다는 브랜드를 믿고 찾아주는 고객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여전히 홈메이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기운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사업가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기를 원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장기운영 기반을 갖추고 가맹점과의 상생에 집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두 마리 치킨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티바두마리치킨 유상부 대표 역시 18년 역사를 가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그 동안 노력해 왔다. 2011년 물류, 생산 가공 공장을 증축했고, 2012년 직영소스 파우더 공장을 구축했다.  물류, 생산, 가공, 관리,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필요한 모든 영역의 전문화 시스템 체계를 완벽하게 구축한 것이다. 여기에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배달어플 할인 프로모션 진행시 할인 금액의 70% 가량을 본사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전속모델 홍진영을 활용한 광고비용도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정실천안 발표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등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 사업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돈이 사업의 목표인 경우 돈을 벌고 나면 방향성이 모호해진다. 결국 사업의 목표가 돈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목표는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항해 나아가야 한다. 꿈이 없는 CEO에겐 사람이 모일 리가 없다. 오정근·윤동영 밥FULL 공동 대표의 꿈은 생계형 창업시장에서 가맹점에 등을 돌리지 않는 본사다. “프랜차이즈로 돈을 벌겠다는 뜻이 아니다. 진정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이란 모든 매장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오정근 대표는 말한다.  밥FULL은 현재 정통 철판볶음 요리를 콘셉트로 운영되는 박리다매 브랜드다. 밥FULL 메뉴의 가격대는 3900~5000원 사이다. “본사도 생계형이기에 비용을 최소화한 창업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본사와 점주, 여기에 음식을 통한 소비자 만족까지, 프랜차이즈는 서로 살자는 사업이다.” 두 대표의 바람에 젊은 창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사람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모든 사업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좋은 사람이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가 좋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이 전부고,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CEO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은 받는 것이다.  떡복이와 치킨을 콜라보한 치떡세트로 지난해부터 창업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걸작떡볶이의 모토는 ‘음식으로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본사’이다. 본사의 명칭도 위드인푸드(With 人 Food)다.  김복미 걸작떡볶이 대표는 “본사 직원의 성장을 위한 자기개발비 지원이 결국 가맹점주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가맹점과 협력업체의 동등한 성장, 공정한 거래 등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걸작떡볶이는 떡볶이치킨 외식배달 브랜드로 ‘2018 대한민국 브랜드 만족도’에서 외식프랜차이즈(떡볶이) 서비스 부문 1위 브랜드로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소비자 가치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