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의 최대 적은 관절염
[이경제의 불로장생] 강활로 알려진 호왕사자, 몸의 통증과 근육·뼈에 효과적
당나라 말기의 유사정(劉士政)은 군벌로 활약한 사람이다. 한약재와 연관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사람이 정직하고 선량했는데, 집안에 우환이 있었다. 유사정의 형이 오랫동안 사지 관절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있는 관절염을 앓아 걷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온갖 좋다는 약을 다 구해 보고 명의를 찾아보았지만, 병세는 차도가 없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 약재를 찾아 산을 헤매고 있는데, 수염이 긴 노인이 나타났다. 형의 질병을 물어보니 처방을 하나 알려주었다. ‘호왕사자’로 술을 만들어 마시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좋아질 것이라고 하였다. 꿈에서 깨어나 뛸 듯이 기뻐했으나 도대체 호왕사자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름만 얻었고 어떤 약재인지 알지 못했다. 호왕사자를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한 시골에서 낭중 벼슬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호왕사자가 바로 ‘강활(羌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활로 술을 담가 형에게 먹였더니 정말 몇 달 만에 좋아졌다. 그 후 사람들에게 강활이 관절염에 좋다는 효능을 널리 알렸다고 한다. 강활은 호왕사자(胡王使者), 호강사자(胡使者), 독요초(獨搖草), 장생초(長生草)로도 불린다. 호(胡)는 오랑캐를 일컫는 말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외국에서 건너온 약재인 것이다. 무서운 오랑캐의 왕이 보낸 공식 사자의 명칭이니 그 효력이 얼마나 강력할 것인가.
강활의 효능은 거풍습(祛風濕)으로 요약된다. 풍과 습을 없앤다는 것이다. 몸의 통증과 머리 아픈 증상, 근육과 뼈에 효과가 있다. 강활의 법제에 주세강활(酒洗羌活)이라고 하여 깨끗한 것들을 골라내어 술로 씻는 방법이 있다. 무작정 달여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술로 법제를 하는 것이다. 꿈속의 신선도 술에 담가 먹으라고 하였다.
‘호왕사자’로 100세 관절 건강 시대 열어보자
한의학에서 관절의 통증을 풍습(風濕)이라고 한다. 풍과 습이 공격하면 관절에서 열이 나고, 당기면서 아프고, 손을 대면 통증이 극심해지는 것이다. 풍이 지나치면 숨이 짧아지고 바람을 싫어하고 옷을 두껍게 입는다. 습이 지나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몸이 약간 붓는다. 풍과 습이 공격해서 온몸이 아플 때는 땀을 내서 풀어야 한다. 땀을 내면 풍 기운은 제거되지만 습 기운이 남아 있게 되므로 조금씩 저절로 땀이 나게 해야 풍습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사상체질에서는 소양인 체질에 좋은 약재다. 《본초강목》에 “백절통(百節痛)은 강활 없이는 다스릴 수가 없다. 강활은 기가 웅대하고, 독활은 기가 세미하여 다 같이 풍을 다스리는데 표리가 다르다”고 되어 있다. 백절통은 관절염을 말한다. 관절염은 불로장생의 큰 적이다. 황금·아선약·두충·우슬·속단·가시오가피 등 관절에 좋은 약재가 많이 있다. 강활로 관절을 다스리자. 호왕사자로 백 세 관절 건강 시대를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