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의 첫 ‘시련’…‘청년 첫 국민연금’ 지원사업 무산
등 돌린 우군?…‘민주당 일색’ 전남도의회서 김 지사 핵심공약 제동
2018-11-30 전남 = 정성환 기자
김영록 표 ‘청년 첫 국민연금’ 지원 예산 논란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남도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년 첫 생애 국민연금 지원 사업예산 2억25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29일 밝혔다. 고교 졸업 예정자 중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최초 1개월분 납부액(9만원)을 전남도가 대신 내주는 사업이다. 2019년 만 18세 되는 전남지역 청년 2만1000명 가운데 약 20%인 4500명이 해당된다. 1년 예산 규모는 도비 2억250만원, 시군비 2억250만원 등 총 4억500만원이다. 이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6·13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는 2억250만원을 삭감했다. 전남도는 예결위에서 예산이 부활하기를 기대했지만, 예결위도 “전남보다 재정이 더 탄탄한 경기도에서 논란 끝에 삭감된 만큼, 차라리 그 예산으로 다른 지원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예산 편성을 반대했다. 전남도의회가 김영록 지사의 핵심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충실한 도정 수행으로 여론조사 전국 1위를 수성하고자 했던 김 지사의 앞날이 더욱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남도의회는 재적 58명 가운데 김 지사와 같은 민주당 소속 의원은 54명이다. 소관 상임위인 기획행정위 위원 10명 전원이 민주당 소속이다. 일각에선 우군만 믿고 정책 입안을 서두르다 ‘발목을 잡혔다’는 지적도 나온다.“도의회, 공짜복지에 제동 건 모처럼 용기있는 행동” 평가도
반면에 지역정가 일부에선 ‘공짜복지’에 제동을 건 도의회의 모처럼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획행정위 위원 전원은 ‘복지 포퓰리즘’을 우려를 표명해 전액 삭감에 의견을 모았다. 기획행정위는 다양한 청년 지원책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까지 지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기획행정위 위원인 이민준(나주1·3선) 도의회 부의장은 “청년에게 돈을 지원하는 게 아까워서가 아니다”며 “아무리 전남도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도 청년들의 힘을 스스로 허약하게 하는 제도까지 찬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첫 국민연금 보험료는 본인이 번 돈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을 배우라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경기도에서 논란이 됐던 전체 청년 대상 국민연금 지원제도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16만명, 전 청년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1년 예산만도 147억원에 이른다. 반면 전남은 1년 4500명, 4억여억원이 소용돼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다. 인구감소·절벽 문제도 경기와 전남은 너무도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과 경기도의 상황은 너무도 다른데 싸잡아 비판 대상이 돼 안타깝다”면서 “올해 본예산이 안 된다면 내년에 도의회를 설득하고 복지부와의 재협의 등을 통해 추경에라도 반영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 전남도당은 30일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최종 삭감한 청년 생애 최초 국민연금 지원 예산의 부활을 촉구했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년이 떠나는 전남에서 어렵게 전남을 지키는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청년 생애 최초 국민연금 지원’ 사업 예산이 마지막 남은 전남도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