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전성시대’ 사회공헌활동 박차
이윤 많이 내는 회사보다 선한 기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바야흐로 ‘착한 기업’ 전성시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윤을 많이 내는 기업보다 착한 기업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대표적인 ‘좋은 예’가 오뚜기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선행이 알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 ‘갓뚜기’라는 찬사를 받았고, 이런 평가는 경영상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오뚜기의 진라면이 라면 업계에서 난공불락의 존재로 여겨지던 신라면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반대로 나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남양유업이나 대웅제약, 미스터피자, 위디스크 등은 오너의 갑질 이슈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은 일제히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어떤 기업들이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을까.
포스코·SPC 업종 노하우 사회공헌에 반영
사회공헌에 나선 기업들 상당수는 업종 특성을 반영한 경우가 많다. 포스코의 ‘포스코 스틸빌리지(POSCO Steel Village)’가 그런 경우다. 주력 상품인 철강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로, 현재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찔레곤(Cilegon)시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1년까지 인도네시아 찔레곤의 빈민지역 4개 마을에 △주택 125세대 신축 및 개보수 △화장실 152개소 설치 △식수 및 위생시설 건축 △학교 3개소 개보수 등을 계획 중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건강하고 위생적인 거주지가 조성돼 지역주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으로 찔레곤시에 PTKP를 설립해 사업을 벌이면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각종 재해 발생 시 구호성금이나 구호키트를 지원하는가 하면, 2014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PTKP 제철소의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찔레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매년 이윤의 70%를 지역사회에 환원해 오고 있다.
SPC그룹도 제빵 전문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SPC그룹은 그동안 ‘나눔은 기업의 사명’이라는 철학 아래 2011년 설립한 ‘SPC행복한재단’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을 진행해 왔다. 이 중 서울시·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사업이 업종을 사회공헌에 접목한 대표적 사례다. 매달 지역 아동센터에 생일파티용 케이크를 지원하고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SPC해피버스데이파티’와 전국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빵을 전달하는 ‘SPC행복한빵나눔차’도 업종 특성을 잘 살린 사회공헌활동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SPC그룹은 전 임직원이 매달 급여의 일부를 기부해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비·긴급수술비·재활보조기구 지원 사업에 사용하는 ‘SPC행복한펀드’로 저소득 가정의 장애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또 2012년부터 그룹 계열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 등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 가운데 매 학기 100명씩을 선발해 등록금 절반을 지원하는 ‘SPC행복한장학금’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등학생·대학생 자녀를 둔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는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재육성을 통한 취업난 해소에 양팔을 걷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후속조치다. 삼성전자는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지원해 향후 5년 동안 1만 명의 청년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기간 중 교육생들에게 매월 일정액의 교육지원비를 지급하고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삼성 관계사의 해외 연구소 실습 기회를 부여한다. 또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채용은 물론 국내외 기업 취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미래에셋 인재육성에 양팔 걷어
삼성이 청년실업의 돌파구로 소프트웨어 교육에 주목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지식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국내외 고용 시장에서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가장 높은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소프트웨어를 국내 12대 산업 중 가장 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선정했고, 일본 경제산업성은 AI·빅데이터 분야 인력 부족이 2030년에는 5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교육 과정이 청년 취업 기회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도 기존에 진행해 오던 인재육성 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00년 설립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인재육성 사업을 전개해 왔다. 현재까지 8300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대학생이 사업 지원 혜택을 받았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은 금융권을 넘어 국내에서 장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래에셋의 대표적인 장학사업 가운데 하나는 2007년부터 시작한 해외교환장학생 프로그램이다.
이는 한국의 인재들이 넓은 세계에서 지식 함양 및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세계 48개국으로 대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미래에셋은 해외교환장학생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2016년 한 해 400명에서 500명으로 100명을 증원했고, 올해부터는 600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은 경제 및 진로교육, 상하이 글로벌 문화체험, 희망듬뿍 도서지원 등 다양한 장학사업을 통해 26만여 명의 인재를 지원하고 있다.
LG·티웨이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 지원
LG그룹과 티웨이는 우리 사회의 의인(義人)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LG그룹은 LG복지재단을 통해 2015년부터 ‘LG 의인상’ 수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해양경찰·경찰·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굴착기 기사 등 ‘평범한 이웃’까지 총 90명에 가까운 숨은 의인들을 찾아내 시상했다. LG전자의 경우 의인은 회사에서도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하철에서 장애인을 구해낸 해병을 채용하기도 했다.
LG는 ‘LG 의인상’ 외에도 살신성인의 자세와 투철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 이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2015년 8월 LG는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은 2명의 우리 군 장병에게 치료와 재활 등에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며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또 2014년 7월에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 현장의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도 1억원씩 총 5억원의 위로금을 전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소방관 복지증진’에 힘쓰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뜨겁게 살아온 당신 쿨하게 떠나라’라는 연중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해 1월에는 119명의 소방관들을 초청해 영화 관람의 자리를 마련했다. 2월에는 소방관들의 사연을 모집, 총 10명의 일본 삿포로 여행을 지원 했다.
지난 9월 열린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협찬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폐막식이 있던 9월17일에는 결혼을 앞둔 소방관 부부 한 쌍을 선정해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예비 남편은 티웨이항공의 열기구를 타고 상공에 올라가 미리 준비했던 프러포즈 영상을 예비 아내를 위해 상영했다. 이 밖에도 티웨이는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와 소방관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의 현직 소방공무원과 그 가족에 대해 국내선과 국제선 운임 최대 2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다문화가정 지원’이라는 키워드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을 운영 중이다. 재단은 2012년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그룹 계열사가 공동 출연해 설립됐다.
재단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부부의 합동결혼식을 지원하고, 다문화가족의 건강한 성장과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교육 및 장학사업과 복지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다문화가족이 해외송금과 환전 등 외환거래를 할 경우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고 최대 80%까지 환율을 우대하는 등의 지원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