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에서] 이재명 사태는 문재인 레임덕의 시발점

2018-11-23     박영철 편집국장

‘뉴스메이커’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시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역대급이다. 경찰이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라고 판단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그렇지 않아도 구설이 끊임없었다. 성남 조직폭력배 연루설,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이 그것이다. 검찰 단계로 넘어갔으니 머잖아 사건의 실체는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다.

문제는 사건의 실체가 아니다. 모두가 탁월한 정치평론가인 우리 국민은 지금까지 보도된 것만 갖고도 대략 이 사건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짐작한다. 중요한 것은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캐릭터다. 이 지사는 지금까지 핍박받는 변방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꽤 재미를 봤다. 그는 현 국면에서도 기존 전략을 고수할 모양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세계 최고의 음모론 왕국인 대한민국에서 어떤 사건이, 특히 유력 정치인 관련 사건이 그냥 이슈가 된다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재명이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일련의 사건은 그가 유죄가 되든 무죄가 되든 계속 세간의 시선을 끌 것이다. 특히 유죄가 되면 사태가 더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고분고분 승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입장에서 이재명 사태는 악재다. 가뜩이나 문재인 대통령은 민심 이반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경제가 망가지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제는 전 정권의 적폐 탓이라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 적폐청산은 피로감만 쌓인 채 국민들에게 아무 감흥이 없고, 남북화해라도 잘되면 반전을 기해 볼 수도 있는데 북한과 미국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이것도 부지하세월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분열이 지속되면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국정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선 당시 얻은 지지율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 적폐청산 때문에 상처받은 국민과 지역을 어루만지고, 본인이 직을 걸고 경제 회생을 국정 제일과제로 수행해야 한다. 이 두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적폐청산과 남북화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재명 사태를 계기로 발동이 걸렸다.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