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정희 기념·도서관 “지금도 공사 중!”

2018-11-19     구민주 기자

경북 구미에만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박정희 기념·도서관이다. 2011년 박정희 기념재단이 정부보조금과 민간 기부금을 받아 약 5200㎡(약 1600평) 부지에 세운 3층짜리 건물이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과거사 화해를 위해 지원을 약속한 후, 2011년 12월 개관했다. 건립비의 70%인 약 500억원을 박정희기념재단에서 마련해야 했지만, 모금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의 도움으로 겨우 메워 어렵사리 완공한 후에도 시민들의 계속되는 반발에 부딪혔다. 공공도서관이냐 박정희 기념·도서관이냐 그 정체성을 두고 싸우다 책 한 권 없이 개관했다. 지금도 이름이 무색하게 도서관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면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1년째 휴관 중이다. 기념·도서관 측 관계자는 “전시관의 내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 등 시설에 대한 보완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전까진 하루 평균 300명 정도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 시작 전인 지난 가을 기자가 기념·도서관을 방문했을 당시, 평일 오후임을 감안해도 넓은 공간엔 담당 직원과 기자 둘뿐이었다.

 
1년째 공사 중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기념·도서관 ⓒ 시사저널 이종현


박정희 기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희기념재단은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과 기념·도서관 앞 동상 설치 등으로 한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시민단체로부터 기증받은 4m에 달하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기념·도서관 앞마당에 설치할 계획을 밝혀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기도 했다. 찬성 측은 “상징성이 충분하다”며 조속한 설치를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부지가 서울시 소유인 탓에 심의 및 허가 과정이 아직 진행 중이다.

박정희기념재단에 따르면, 현재 해당 시설의 운영비는 정부 지원 없이 후원·기부금으로만 충당되고 있다. 재단이 공개한 지난해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를 확인한 결과, 사료 연구 및 전시사업 등의 목적으로 한 해 약 3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11월12일 시사저널과 통화한 재단 관계자는 “정부나 시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며 “후원·모금 현황이나 구체적인 운영비 내역 등은 확인해 줄 의무가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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