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불신②] “학종은 괴물”…숙명여고 사태 후 확산되는 수능 확대 요구(下)
“수능만이 공정성 담보” vs “수능은 다이아몬드 전형”
※앞선 ☞[대입제도 불신①] “학종은 괴물”…숙명여고 사태 후 확산되는 수능 확대 요구(上)에서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수능이 공정하고 학종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학생이 같은 날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고 채점 기준이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것, 즉 형식적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교육’이라는 부분을 배제했기 때문에 실질적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이 나온다.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들이 어떤 전형을 통해 더 많이 합격했는지 비교해 보면, 수능 전형을 통해서는 자율고·특목고 합격 비율이 23.8%인 반면 학종의 경우 18.7%로 나타나고 있어 수능 전형이 자율고·특목고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좋은교사운동’ 관계자는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들이 모두 고소득층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교육을 많이 받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종합적인 평가로 특성에 맞는 인재 선발해야”
또한 수능 성적 상위 10%의 비율을 비교하면 외고·국제고가 일반고보다 4.2배나 높게 나타난다. 이는 만약 수능 전형이 100%로 확대된다면 외고·국제고 비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해 일반고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뚜렷한 격차는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다. 수능은 재수생에게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 재수생 비율은 강남권이 압도적으로 높다. 수능 전형이 확대될수록 서울권 그중에서도 강남권 학생의 합격 비율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학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일반고와 지방 학생들에게 더 유리한 전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학종이 기회의 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는 자체 분석을 통해 정시 전형이 50% 수준으로 늘어나면 강남 합격생이 2배가량 증가하고 일반고가 급감하며 도·농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 측은 “공정성의 관점에서 지지를 받는 것은 수능 전형이 아니라 학종이 분명하다”면서 “학종이 흙수저 전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금수저 전형이 아님은 명백하다. 학종을 금수저 전형이라 한다면 수능 전형은 다이아몬드 전형이라 불려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입시제도 개선안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첫째, 수능의 질 개선이 급선무다. 논술형 수능을 도입해야 한다. 둘째,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절대평가는 등급제로 시행하도록 하고 1등급의 기준은 과잉 경쟁을 유발하지 않도록 학교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셋째, 논술형 수능과 수능 내신 절대평가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된 가운데 수능 점수와 학생부의 정성평가를 결합한 ‘수능종합전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종이 내신 점수와 정성평가의 결합이듯이 수능종합전형은 수능 점수와 정성평가의 결합이다.
넷째, 이른바 수능Ⅱ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수능 과목은 학생이 선택한 과목을 치를 수 있도록 제공돼야 한다. 반드시 한 날에 치르는 방식이 될 필요는 없다. 정기적 외부평가 체제를 마련해 두고 준비된 학생부터 응시할 수 있다. 외부평가라 해서 획일적이 될 필요는 없다. 학교의 교육과정을 존중하는 형태의 외부평가 방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섯째, 교사의 수업 기획력 향상을 위해 교사별 평가를 도입하는 한편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좋은교사운동 측은 “현재의 수능시험은 학생들의 배움의 질을 제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 공정성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유일한 장점은 단순성과 객관성”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안을 간단히 요약하면, 수능의 질을 개선하고 수능과 내신의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기존 내신의 지필평가 부분은 수능으로 흡수하고, 내신은 교사별 평가 체제 아래서 수행평가 중심으로 재편한다. 이에 기초해 수능 위주의 수능종합전형과 학생부 위주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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