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③] 이언주 “차별금지법은 반대의견 금지법”

[반대 인터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하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2018-11-13     구민주 기자

최근 보수적 색채를 강하게 띤 발언을 쏟아내며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는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9월 난민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가 하면, 최근 TV토론에 성소수자와 차별금지법 반대 패널로도 출연해 가감 없이 주장을 펼쳤다. 그는 “차별을 금지한다는, 마냥 좋아 보이는 법명 때문에 이게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속기 쉽다”며 5년 전 차별금지법안 발의에 이름을 올렸던 것도 그러한 판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11월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성소수자나 난민에 대한 판단의 영역을 금지하는 건 위험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며 현 정부와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밝힌 국가인권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차별금지법 제정은 전 세계적인 흐름 아닌가.

“그 말도 옛말이다. 일찍이 법을 통과시킨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지금 상당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법이 남용되고 있는 거다. 목사님이 동성애 반대하는 설교를 하다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표현, 신앙, 양심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양상을 보인다. 서양과 다른 한국 특유의 문화나 국민 정서도 있지 않나. 국내에 동성애나 난민에 대해 지금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정치하는 입장에서 이들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성소수자의 경우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찬반을 논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우선 성적 취향이 완벽하게 선천적이라는 근거는 아직 입증된 바 없다.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동의하진 않지만 나도 그들의 인격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행위자에 대한 모욕과 행위 자체에 대한 개인적 판단은 구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대상을 공연하게 비난하면 이는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지금 있는 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라 개인적 판단까지 전부 막아서겠다는 것 아닌가. 싫어할 자유는 있어야 한다.”

퀴어축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는데.

“집회의 자유는 허용되니까 주장을 표출할 순 있다. 그러나 그렇게 미성년자들이 버젓이 볼 수 있는 공개된 광장에서 성적인 축제를 하는 건 이성애자여도 문제 삼을 부분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를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하는 건 잘못됐다. 그들이 그런 축제를 여는 게 자유인 것처럼 안 볼 자유도 있는 것 아닌가.”

차별금지 대상 중 하나인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우선 선도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였던 유럽 국가들이 지금 이 문제에 완전히 실패해 서로 떠넘기고 있지 않나. 왜 그들이 시행착오 다 겪은 걸, 이웃 나라 일본도 중국도 받지 않는 걸 우리가 하려는지 모르겠다. 인도주의도 중요하지만 온정주의에선 벗어나야 한다. 딱하다고 해서 다 받아야 한다는 건 성직자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국정을 책임지는 자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어려운 사람들 많다고 대문 다 열어놓으면 안 된다. 대문을 닫는 건 딱한 사람들을 외면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장은 개인적 이상을 실현하며 밖에서 인도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겠지만 정작 가족에겐 불안하고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

차별금지법 입법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민주당 안에서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 아마 100% 찬성은 안 될 것 같다. 기독교인들도 국회 내 적지 않으니 쉽진 않고. 그러나 워낙 집권세력이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에 국민들이 속지 않도록 좀 더 확실히 알려줄 필요는 있다.”


“최근 들어 민주당 나오길 잘 했다는 확신이 든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 중 한명이 아닌가 싶은데, 근래 우(右)클릭 행보가 보수 진영에서 입지를 다지고 존재감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를 하다보면 주목을 받을 땐 여러 견제도 받게 되는 바, 그렇게 폄하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존재감이 크는 건 내 독자행보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특이한 건 사실이지 않나. 당적을 보통 옮길 땐 난파하는 당에서 잘 나가는 당으로 옮기는 경우는 있어도 집권 앞두고 있는 당에서 몰락한 진영으로 가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이런 리스크를 감수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당적을 옮겼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행보가 더 주목받는 듯 하다.

“민주당에서 시작했을 때 잘 몰랐던 것도 있었고, 갈수록 더 안 맞게 된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민주당에서 시작했을 때 도움 준 분들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정치인으로서 스스로 수긍이 안 가는 철학과 가치를 국민 앞에 설득할 순 없었다. 가만히 있었으면 더 잘 나갔을 수 있었겠지만 그보다 정치인으로서 더 큰 사명이 있었기 때문에 대선 앞두고 집권을 눈앞에 두고 있었을 때 당을 나오게 된 거다. 당시엔 갈만한 당, 선택의 여지가 얼마 없어 국민의당으로 갔던 거다.”

어떤 것들이 민주당에서 수긍이 가지 않았나.

“우선 대선 당시 내건 공약들에서 지나치게 노동기득권에 편향돼 있고 나이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유에 있어서도 예전 민주당은 그래도 전투력이 있었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주장하며 싸웠는데, 최근에 민주당이 자유민주주의를 굉장히 우습게 생각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국가권력이 모든 것을 강압적으로 끌고 가려하고 언론의 자유도 자신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좀 침해당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바른미래당 탈당설과 자유한국당 입당설이 돌고 있다. 총선에서 부산 영도구에 출마할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현재로선 새로운 우파적 가치를 정립하고 문재인 정부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완전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당장 탈당․입당을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하고 싶지 않다. 바른미래당 때도 후회되는 게 두 당(국민의당․바른정당)을 사람들 간의 가치 차이가 큰 상황에서 합당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흘러갔던 것 같다. 막연하지만 대한민국 우파를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면 지금의 정당 형태가 아닐 수도 있고 새 판도 짜일 수 있을 거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 영도구 출마도 자연스럽게 결정이 될 부분이다. 다만 난 먼저 영도구 얘기를 꺼낸 적 없고, 아마 김무성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찾다가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현재로선 생각 안하고 있다. 분명한 건 지금 상태로는 부산에서 야당 다 떨어질 거다. 진영에 큰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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