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공립유치원 277학급 신·증설…에듀파인 적용”

박종훈 교육감, 29일 경남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종합대책 발표

2018-10-29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경남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의 투명한 운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공공성 강화에 나선다. 공립유치원을 확대 신설하고,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 3월 목표로 ‘유아교육과’를 신설한다. 이는 정부가 앞서 지난 25일 발표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책의 후속 조치라는 게 경남교육청 측의 설명이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10월29일 경남교육청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하고 “사립유치원이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학부모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과 책임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29일 경남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앞줄 가운데) ⓒ 경남교육청 제공
  

경남교육청, 3~5년 주기 유치원 정기 감사 실시

 경남교육청의 이러한 종합대책은 최근 거센 논란이 된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련됐다. 경남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2022년까지 단설 177학급, 병설 100학급의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경남교육청은 이를 통해 공립유치원 비중을 22.5%에서 3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경남교육청은 또 오는 2020년까지 경남 도내 모든 사립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일단 내년부터 원아 200명 이상 규모 사립유치원에 적용한 뒤, 2020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년엔 2015년 이후 감사를 받지 않은 10학급 규모 이상 유치원 34개와 원생 200명 이상인 85개 유치원, 학부모 부담비가 높은 유치원 등 110개 사립유치원을 감사하기로 했다. 특히 경남교육청은 상시감사체제를 구축해 3~5년 주기로 정기종합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박 교육감은 “만약 사립유치원이 감사를 거부하는 경우 해당 유치원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남교육청은 유치원의 일방적인 폐업 등에 대처하기 위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을 운영한다. 박 교육감은 “일방적인 폐원 통보가 발생할 경우 유아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을 급파해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며 모집정지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인근 공립에 학급을 긴급 증설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어 박 교육감은 “개별 유치원의 모집중지 등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포함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부서도 신설한다. 내년 3월 유아교육과를 신설해 유치원 입학과 유치원 회계, 유아 학비 등을 지원하고 감독한다. 이를 위한 방법과 절차는 조직 개편 논의를 거쳐 결정키로 했다.   
24일 재무회계규칙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한유총 관계자 ⓒ 연합뉴스
  

경남 도내 사립유치원 “경남교육청 대책에 생존 불가능하다”

 경남교육청은 앞서 지난 25일 경남 도내 사립유치원 21곳에 대한 감사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했다. 이들 유치원 명단은 경남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전체 지적사항은 현지조치 건을 포함해 총 89건으로 집계됐다. 지적된 내용을 보면 지원금 등을 예산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회계 부당 집행 사례가 많았다.  경남 창원의 ‘푸른하늘유치원’은 유치원 운영비에서 원장 소유 차량 2대의 유류비 770여만원을 사용했다. 또 유치원 급식물품 등을 구입하면서 개인 물품을 함께 구입하면서 1697만원을 부당 집행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정직 요구 조치를 내리고 이 금액을 회수했다.  경남 진주의 ‘에덴유치원’은 2013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원장이 개인부담 보험료와 개인차량 수리비 등 1356만원을 공금에서 지출했다. 이 원장은 또 2013년 3월부터 2015년 1월까지 급간식재료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영수증을 첨부해 1205만원을 부당 인출해 쓰기도 했다. 이 유치원은 정직 조치를 받았다.  경남 김해의 ‘은빛예능유치원’은 원장이 대표로 있는 어린이집의 원아가 줄어들어 직원 인건비 등 운영비가 부족하자 유치원 회계에서 1177만원을 빼 내 어린이집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 유치원 역시 정직 조치를 받았다.  이날 경남교육청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자, 도내 사립 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경남지부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유총 경남지부 한 관계자는 “오늘 경남교육청의 대책은 유아교육에 헌신한 사립유치원 설립자·원장들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립유치원은 정부가 유아 학비를 학부모에게 지원하고, 사립유치원을 위한 재무회계규칙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것이 개인사업자인 사립유치원의 존립에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