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BBQ, 이번엔 엑소 팬들에 ‘거짓 홍보’ 논란

‘갑질’ ‘편법 상속’ ‘일감 몰아주기’ 등 바람 잘날 없어

2018-10-21     송응철 기자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BBQ가 이번엔 허위홍보 논란에 휘말렸다. BBQ가 주최하는 콘서트에 아이돌 ‘엑소(EXO)’가 출연하는 것처럼 홍보했지만 결국 불발이 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다. 입장권을 얻기 위해 치킨을 구매한 엑소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소송 등 집단 움직임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BBQ 측은 일부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홍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여론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BBQ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 연합뉴스

 

 

엑소 출연 확정이라더니…‘엑소급’으로 변경

 

BBQ는 10월14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SBS 슈퍼콘서트’를 한 달 앞둔 지난 9월부터 입장권 증정 이벤트를 벌였다.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입장권을 증정하는 식이었다. 출연진은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대중의 관심을 유지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런 가운데 일부 BBQ 가맹점이 소비자들에게 엑소를 출연진 명단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는 홍보문자를 보내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이후 엑소 팬들 사이에서는 BBQ 치킨 먹기 운동까지 벌어졌다. 응모 횟수에 제한이 없어 응모를 많이 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한 엑소 팬은 온라인상에 콘서트 입장권을 위해 치킨을 90마리나 시켜먹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BBQ도 VIP석은 202번 이상, 그 다음은 14번 이상 응모자가 가능성이 높다는 일종의 ‘커트라인’을 공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가맹점이 소비자들에게 보낸 ‘엑소 출연 확정’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엑소 출연은 기정사실화 됐다. 그러나 결국 엑소는 콘서트 최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홍보 문자메시지도 ‘엑소 출연 확정’에서 ‘엑소급 가수 출연’으로 정정됐다. 엑소 팬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홍보라며 소송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다. 

 

반면 BBQ는 실제 엑소를 섭외하기 위해 소속사와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해오다 최종적으로 불발이 됐다는 입장이다. ‘엑소 출연 확정’이라는 문자도 일부 가맹점이 개별적으로 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이며 본사 차원에서는 엑소가 출연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런 해명에도 BBQ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가맹점 관리·감독이라는 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엑소 팬들 소송 등 집단 움직임 조짐도

 

이번 일로 BBQ에 대한 이미지는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BBQ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갑질’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 등 바람 잘날이 없었다. 올해 3월엔 가맹점 ‘점포환경개선공사(리뉴얼)’를 위한 비용 가운데 법적으로 가맹본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긴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현행 가맹거래법은 가맹본부의 권유 또는 요구에 따라 가맹점이 점포환경개선을 실시한 경우, 비용 중 20%(확장·이전 40%)를 가맹본부가 분담토록하고 있다. 그러나 BBQ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75명의 가맹점주가 실시한 리뉴얼 공사비 18억1200만원 가운데 가맹본부가 분담해야할 5억3200만원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불거졌다. 제너시스BBQ는 리뉴얼을 결정한 가맹점주들이 자신이 선정한 시공업체로부터 공사를 받도록 했다. 공사비용은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받은 뒤 시공업체에 전달하는 식으로 지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리뉴얼 도면 작성이나 감리 등의 업무를 자회사에 몰아줬다는 데 있다. BBQ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윤홍근 BBQ제너시스 회장의 대학생 아들이 소유하던 HY인터내셔널이라는 업체가 가맹점에 대한 생닭과 올리브유 공급을 독점토록 하는가 하면, 친인척 회사로부터 치킨 박스를 납품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갑질 사태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윤 회장이 BBQ 봉은사점을 갑자기 방문해 막무가내로 주방까지 들어가는 과정에서 안전을 이유로 제지하는 직원에게 폐점을 시키겠다면서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이 일로 봉은사점 가맹점주는 윤 회장 등을 상대로 업무방해와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를 했지만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폐점 검토를 지시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나 집무집행으로 위력을 행사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모욕 혐의와 관련해서는 양측 간 언쟁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됐지만, 사건 발생 시기로부터 6개월로 규정된 고소 기간이 지난 상황이어서 각하됐다.

 

편법 증여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BBQ 최대주주는 지분 84.84%를 가지고 있는 지주회사인 제너시스다. 윤 회장은 자녀들이 미성년자일 당시 3500만원을 들여 제너시스 지분 70%를 확보하도록 했다. 당시 세법에 따라 윤홍근 회장이 증여세로 50만 원 정도만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편법 증여 의혹이 일었다.

 

 

‘오너리스크’에 가맹점주들만 울상

 

가격인상 문제로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초 여론 악화와 정부 제동으로 가격 인상을 보류했다가 실적 악화 등을 명분으로 결국 마리당 1500~2000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문제는 이후 BBQ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때문에 실적 악화를 핑계로 가격을 올렸다는 BBQ의 말은 헛구호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