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고용 쇼크에 ‘땜질 처방’ 급급한 정부

3분기 월평균 실업자 100만 명 넘어서…IMF 이후 19년 만

2018-10-14     이민우 기자
고용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충격을 받은 1999년 이후 19년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고용률 또한 3분기를 기준으로 8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는 고용의 질 악화를 무릅쓰고 단기 일자리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질적 개선이 이뤄지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0월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포함해 3분기 실업자수를 분석한 결과, 월평균 106만5000명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10만2000명 늘어난 규모다. 이는 외환위기 후폭풍에 시달리던 1999년 133만2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3분기 월평균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도 19년 만의 일이다. ​  

인구 느는데 일자리는 제자리

 원인은 경제활동 인구가 갈수록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인구가 늘다보니 자연스레 경제활동 인구도 늘어난다. 분기별 경제활동 인구를 보면, 올해 2분기 2800만명을 사상 처음 돌파한 이후,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통상 경제활동인구는 1·2분기에 늘다가 3분기 이후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실업자수 또한 여기에 영향을 받는다. 비경제 활동인구는 실업자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어서다. 때문에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보기도 하지만, 인구증가폭을 억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7월5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부산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중장년·경력직 미니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운전직종 채용정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때문에 실업률도 상승했다. 3분기 실업률은 3.8%를 기록해 전년 3분기 보다 0.4%나 치솟았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실업률 또한 4.0%로 올랐다. 계절조정 실업률이 4%대에 진입한건 2010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고용률 또한 동반 하락하고 있다. 3분기 고용률은 61.1%로, 지난해 3분기 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10년 1분기(-0.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취업자수는 2017년 3분기 2699만8000명에서 올해 3분기 2701만5000명으로 늘었지만, 경제활동 인구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인구에 비해 취업자 증가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다. 최근 고용 상황을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5개월 이하 단기 일자리로 착시효과 노리나

 정부는 3분기 고용 지표가 악화하면서 일자리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를 마치고 귀국하면 이달 안에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쳐 고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5년간 12월과 1월, 2월의 취업자 수가 다른 기간에 비해 월평균 82만개 감소하는 등 겨울철 일자리 공급이 크게 감소하는 점을 감안해 올해 안에 5000명 안팎의 체험형 인턴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가 채용 계획을 밝힌 5000명의 체험형 인턴은 모두 채용 기간이 5개월 이하인 단기 일자리다. 역대 정부에선 고용 한파가 거셌던 시기마다 공공기관 인턴제 등 단기 일자리를 통해 고용 착시효과를 가져왔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세제 혜택을 줘 고용을 유도하거나 규제나 절차상 걸림돌을 풀어 주요 대기업 투자에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노동시장 은퇴를 준비하는 신중년과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불용이 예상되거나 이·전용 가능 예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은 기존 계획을 확대한 것으로 청년층의 실업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