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층 여성 성범죄 피해자에게도 관심을
[대학언론상] ‘“아줌마를 왜 건드리겠어?” 피해자에게 묻는 사회’ 취재후기
2018-10-08 권예진·김여진(성균관대)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를 주제로 취재를 시작했지만, 어떤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지 고민이 앞섰다.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피해 사실조차 알리지 못하는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료도 충분치 않았다. 성폭력 상담센터 등 전문 관련기관에서조차 중년 여성 성폭력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울 만큼 관심이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다행히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자문에 응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장유미 상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노년층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SNS에서 ‘마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아무개씨를 만났다. 이씨는 8년째 성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있지만, 철저히 익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이씨에게 실제로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은 사례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수집에도 나섰다. 중·노년 여성의 성폭력 피해를 보도하는 기사 18건을 찾아 댓글 총 417개를 분석했다. 기사의 댓글이 사회의 편견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2차 가해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현혜순 한국여성상담센터장에게 검토를 받았다.
취재를 하면서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자들은 유독 신고를 망설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사 과정에서, 주변에서 툭툭 내뱉는 2차 가해 발언 때문이었다. 우리 사회가 성범죄 피해자에게 갖는 편견과 중·노년층에게 씌우는 고정적 이미지는 자연스레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자들을 옭아매고 있었다.
중·노년층 성범죄 피해자를 집중 조명해 기사를 작성함으로써 중·노년층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목표였다. 우리 기사가 성범죄 피해자에게 갖는 편견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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