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기내각④] DJ정부는 ‘내각제 실험’, 盧정부는 ‘파격 인사’
역대 정권 따라 핵심권력 호남·PK 독식 논란
호남을 근거로 한 DJ와 충청 맹주 JP의 연합정부였기에 국무위원 출신지도 호남(광주·전북·전남)이 6명, 충청(대전·충북·충남)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임 김영삼 정부 시절 주도권을 쥐고 있던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은 행정자치부 장관을 맡은 김정길 전 의원(경남 거제)이 유일했다. 하지만 핵심 부처는 호남 출신이 차지하면서 논란이 많았다. 김태정 검찰총장과 김세옥 경찰청장이 좋은 예다. ‘경제 검찰총장’이라 불린 국세청장은 충남 공주 출신의 이건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승진 기용됐다. 안기부의 경우 이종찬 원장은 정치인 출신이지만 바로 아래 있는 신건 1차장(전북 전주), 라종일 2차장(전북 정읍), 이강래 기획조정실장(전북 남원)은 모두 호남 출신이다.
내각의 평균 나이는 59.9세. 출신 고등학교는 지역 명문이었던 경기고·경북고·광주고·대전고가 각각 2명씩 배출했다. 대학은 서울대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많은 곳이 김종필 국무총리, 강창희 과학기술부·천용택 국방부 장관을 배출한 육사였다.
첫 정권교체인 데다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탄생한 탓에 국민의 정부는 출범 때부터 산통을 겪어야 했다. 우선 총리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개국공신인 JP는 총리가 아닌 총리서리로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전임 고건 총리가 각료를 제청한 다음 사퇴하는 편법이 동원됐다. 대신 차관급 인사는 대부분 관료 출신을 기용했다. 40명의 차관 또는 차관급 인사 가운데 정치인 출신은 이강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유일했다.
DJ·盧, 모두 組閣 15개월 만에 개각 단행
그러나 1998년 3월4일 출범한 1기 내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3년 한·일 어업협상, 국민연금 파동으로 개각 필요성이 커지면서 DJ는 15개월 만인 5월24일 2기 내각을 출범시킨다. 2기 내각의 특징은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집단 퇴진이다. 1999년 5·24 개각 후 내각에 남아 있던 1기 국무위원은 김성훈 농림부 장관이 유일하다. 김기재 행정자치부·정상천 해양수산부·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등은 정치인 출신이지만, 나머지는 관료·학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정치인 출신 장관 가운데 박상천 법무부·천용택 국방부·이해찬 교육부·신낙균 문화관광부·박태영 산업자원부·최재욱 환경부·이정무 건설교통부 장관은 모두 국회로 돌아갔다.
기획예산처 장관, 중앙인사위원장이 새롭게 장관급으로 추가된 2기 내각에서 정치인 출신들의 빈자리는 전문 관료나 민간 전문가로 교체됐다. 강봉균 재정경제부·임동원 통일부·홍순영 외무부·김정길 법무부·조성태 국방부·서정욱 과학기술부·정덕구 산업자원부·차흥봉 보건복지부·이상룡 노동부·이건춘 건설교통부 장관은 관료 출신, 김덕중 교육부·남궁석 정보통신부·김명자 환경부 장관은 대학 교수 등 민간 전문가 출신이다.
盧정부 1기 내각, 평균 50세 가장 젊어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 내각은 어땠을까. 2003년 2월27일 단행된 조각(組閣)을 보면, 현장 중심의 전문가 위주로 배치된 게 특징이다.
윤영관 외교통상부·강금실 법무부·김두관 행정자치부·이창동 문화부·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기용은 관행을 깬 깜짝 인사로 평가받는다. 관료 출신은 김진표 재정경제부·정세현 통일부·조영길 국방부·윤진식 산업자원부·최종찬 건설교통부·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등이다. 박호군 과학기술부·권기홍 노동부·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은 교수 출신, 김영진 농림부·김화중 보건복지부·한명숙 환경부 장관은 정치인 출신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역시 15개월 만에 개각을 단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대통령 탄핵 사태 때문. 국면 쇄신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6월30일 전면 개각을 단행했다. 1기 내각 국무위원 중 남아 있던 인사는 진대제 정보통신부·지은희 여성부 장관뿐이었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해양수산부에서 자리를 옮겼다. 대신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동영 통일부·김근태 보건복지부·정동채 문화체육부 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이 대거 내각에 입성했다. 국무위원의 평균 나이는 50.0세에서 52.8세로 다소 높아졌다.
盧정부 직계 보좌라인 PK계로 구성
지역별로는 호남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PK가 4명, TK(대구·경북)가 3명이었다. 고등학교별로는 경기고가 6명, 전주고와 부산상고가 각각 2명씩 장관을 배출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해사 20기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다. 출신 대학 기준으로는 서울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권부 핵심을 특정 지역 인사들이 독식하는 경우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경기(의정부), 송광수 검찰총장은 PK(경남 마산), 최기문 경찰청장은 TK(경북 영천), 이용섭 국세청장은 호남(전남 함평),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충남(공주) 출신이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보좌라인인 청와대는 PK 지역 출신 인사들이 핵심을 차지했다. 김희상 국방보좌관, 문재인 민정수석, 이해성 홍보수석, 이호철 민정1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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