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엔 과일, 고혈압엔 술, 신장병엔 곶감 조심

만성질환자가 추석에 유의해야 할 음식

2018-09-23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만성질환자는 추석 명절엔 어느 때보다 식사 관리에 조심해야 한다. 평소보다 높은 열량·지방·당분을 섭취해 자칫 당뇨병·고혈압·콩팥질환 등의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 ‘과일 과식 금물’

 당뇨병 환자는 명절 기간에 당 섭취를 철저히 절제해야 한다. 떡·밥·국수·튀김·한과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을 피하는 게 좋다. 이런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체내에서 단순 당으로 대사되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또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되어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당뇨병 환자의 1회 과일 적정 섭취량은 50Kcal로, 사과 반쪽이나 배 3분의 1쪽 정도다. 복숭아, 감 포도보다 사과나 배와 같이 상대적으로 혈당을 덜 올리는 과일을 골라 먹는 것이 좋다. 고단백 음식인 콩, 두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선, 나물 등은 섭취해도 좋은 음식이다. 또 당뇨병 환자는 배탈·설사도 조심해야 한다.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고혈압 환자 ‘짠 음식과 술 위험’

 고혈압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평소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폭식으로 체중이 늘면 혈압이 더 오르며, 콜레스테롤 과다 섭취는 동맥경화증을 더 진행시킨다. 나트륨, 술, 담배, 커피 등은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나쁘다. 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가급적 싱겁게, 지방 함량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만성 콩팥병 환자 ‘고칼륨 음식 조심’


콩팥병 환자는 콩팥이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에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단백질과 나트륨이 적은 음식으로 소식하면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콩팥병에 좋지 않은 성분은 칼륨이다.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칼륨이 많이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감각 이상, 반사 저하, 호흡부전, 부정맥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보다 짜고 단 명절 음식은 만성 콩팥병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건조 다시마, 미역, 멸치, 오징어, 건포도, 아보카도, 곶감, 바나나 등에 칼륨이 많다.  협심증이나 심부전, 역류성 식도염, 심한 간경화, 만성 폐질환, 통풍 환자도 과식을 조심해야 한다. 과식하면 염분 섭취가 늘어 증상이 악화된다. 단맛 나는 식혜, 밥이나 떡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고기류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명절에 며칠간 방심하고 식사조절이나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작은 문제들이 쌓여서 결국 합병증을 일으킨다”며 “만성질환자는 명절 연휴에도 꾸준한 식사조절, 운동 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건강한 명절 보내기 5가지 수칙'

 1. 과식하지 말자 떡, 수정과, 식혜, 전, 한과 등 달고 맛있는 음식들이 눈앞에 있더라도 유혹을 피하자. 신선한 채소나 나물 등을 먼저 먹어서 공복감을 줄인 상태에서 차차 열량이 높은 반찬으로 옮겨가면 고칼로리 음식을 조절할 수 있다.  2. 과음하지 말자술은 남자의 경우 2잔, 여자는 1잔 이내로 즐기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식사나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약간의 식사나 안주와 함께 적당량만 즐기는 편이 바람직하다.   3. 저녁 식사 후 산책하자운동을 통한 신체활동은 만성질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저녁 식사 후에 가족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면서 담소를 나눈다면 혈압과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4. 처방받은 약을 꼭 챙겨 먹자친척집에 방문할 때 평소 먹는 약을 꼭 챙겨가야 한다. 식사에 맞춰 복용해야 할 약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5.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자스트레스는 혈압과 혈당을 올리는 원인이다. 명절에 음식을 준비하고 상을 차리는 등 가사는 몇 배나 늘어난다. 이때 가족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가사 스트레스를 좀 줄여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