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진태, 태극기집회 규합해 당대표 출마”

태극기집회 SNS 통해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명 구축이 목표, 9월 안에 가입해라”

2018-09-21     조해수•안성모•유지만 기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태극기집회 세력을 규합해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태극기집회의 단체 SNS를 통해 ‘김진태 의원의 간곡한 부탁~구국의 길’이라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내(김 의원)가 당대표가 되지 않으면 야당은 망한다”면서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명 구축이 목표다. 9월 안에 가입하고 10, 11, 12월 3번만 당비를 내면 내년 2월 당대표 투표를 할 수 있다. 도와달라”고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책임당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등록대행을 해주는 서비스까지 주선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진영이 세력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결국 자유한국당 내 친박-비박 갈등을 또다시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비박 김성태 원내대표는 “태극기집회는 수구•냉전•반공•박근혜로 몰아가는 극우보수 프레임”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여기에 갇히면 희망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태극기집회 단체 SNS에 올라온 글은 “지난주에 김진태 의원 조찬모임에 참석했던 분이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정리해서 보내주신 내용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이 글을 SNS에 올린 박아무개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간부는 “내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이 태극기집회 분들이 책임당원으로 들어와서 나를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SNS에서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김무성, 김성태가 당대표 되면 망한다”

 
김진태 의원이 2017년 3월1일 광화문사거리에 마련된 제15차 3.1절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이 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금 나는 죽느냐 사느냐 심정으로 나왔다. 홍준표, 김무성, 김성태 등은 안 된다. 이들 중에 당대표가 나오면 어차피 난 공천 못 받는다”면서 “그리고 야당은 망할 것이다. 왜냐? 자유한국당 책임당원이 전국에 15만명이다. 60%가 TK•PK(대구경북•부산경남)다. 예천에서 1500명, 안동에서 4000명 정도 책임당원이 탈당했다. 또 나와서 또 되면 더 빠져나갈 거고 결국 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김성태 원내대표가 초선 당협위원장 14명을 반납시켰다”면서 “대여 극한투쟁에 따른 국민 신뢰상실이 이유라고 한다. 어이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권을 잡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지해 줄 책임당원이 더 늘어나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에서 김 의원은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 교두보 구축이 목표다. 홍준표, 김성태, 김무성은 책임당원 15만이 다 자신들 것이라고 과신한다. 반드시 줄 세우기에 들어간다. 이걸 깨야한다”면서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 도와 달라. 책임당원 지지층 3만이 만들어지면 다른 의원들 설득의 명분도 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삼일절, 광복절에 의원들을 대한문에 집결 시킬 거다. 대표니까 할 수 있다”며 태극기집회와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책임당원 등록 과정까지 세심하게 소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9월안에 가입하고 월 1000원씩 10, 11, 12월 3번만 내면 당대표 투표권을 준다. 할 수 있다”면서 “오류가 잦으니 핸드폰 결제 말고, 본인명의 계좌로 결제할 수 있도록 계좌번호를 꼭 적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로 예정된 상태에서 1월경 선거인 명부가 작성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 12월까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기록이 있어야 책임당원으로서 선거인 명부에 등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이 대부분 장년층이기 때문인지, 등록대행을 소개해 주기까지 한다. ‘자유한국당 책임당원 가입문의 및 등록대행’이라는 단락을 보면 “010-XXXX-XXXX 번호로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만 보내주시면 대신 작성해서 자유한국당에 접수시켜드릴 수도 있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당권 되찾은 후 문재인 탄핵 몰아붙이도록 힘 결집”

 김 의원의 발언을 정리한 글이 끝난 후에는 ‘자유한국당 당원 가입하는 방법’, ‘우익들이 시급히 해야할 우선 순위’ 등의 글들이 이어진다. 이 글을 살펴보면 “모든 우익 세력 등이 반드시 9월 전에 떼거리로 책임당원으로 입당해서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당대표를 뽑아 당권만 되찾으면, 굳이 신당 만들 필요 없이 원내•외 우익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랑 받는 우익정당이 될 것”이라면서 “책임당원으로 가입해서 전당대회 때 투표로 위장우익 지도부들을 끌어내리고,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고영주, 김문수, 김진태, 황교안 등이 당권을 쥘 수 있도록 해 자유한국당을 진정한 우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똑바로 세워 놓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하나로 뭉치지도 못하는 사분오열 오합지졸 주제에, 자유한국당 당대표도 못 끌어내리는 주제에, 가당찮게 박 대통령 구출한다고 태극기만 계속 흔들 것인가”라면서 “자유한국당 당권을 되찾은 후 의원들로 하여금 문재인 탄핵을 몰아붙이도록 원내•외 힘을 결집 시키자”고 덧붙이고 있다.  또한 탄핵이 현실화 됐을 때를 대비해 민병대를 조직하자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 글에 따르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내전을 대비해서 하루 속히 각 지역별 민병대를 조직해 놓자”면서 “군, 국정원, 검찰, 경찰 등에 있는 친인척•지인 등 모든 우익 국민들에게도 끼리끼리 뭉치고 조직해서 유사시 대비토록 하자. 우익이 뭉치면 천하무적이다”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태극기집회 등 친박 세력을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의원은 지난 9월1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진태 의원과 함께하는 구국포럼’을 개최했다. 이 구국포럼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공고히 하고자 전문가를 초빙해 국가안보 및 국내외 정치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태극기세력 등 애국국민에게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태극기집회 분들과는 자주 접촉한다”면서도 “SNS 글은 금시초문이다.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