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초·방향제, 악취 제거하려다 건강 해친다

미세먼지·휘발성 유기물질 발생···악취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원인 물질 제거와 환기

2018-09-14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생활 속 악취를 없애기 위해 향초와 방향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악취를 잡으려다 건강을 해치고 실내 공기도 더 오염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이런 제품은 임시방편으로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우리가 냄새는 맡는 것은 냄새를 내는 분자가 코의 후각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향초와 방향제는 악취를 내는 분자를 제거하지 못한 채 오히려 후각 신경을 더 자극해 악취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향기 나는 물질은 분자가 커서 공기 중에 잘 떠다니지 못한다. 강제로 떠다니게 만들기 위해 향초와 방향제가 개발됐다. 초를 태우면 공기에 대류 현상이 일어나 향기 분자가 떠다니는 시간이 길어진다. 방향제는 휘발성 유기용매(VOC)가 휘발하는 과정에서 향기 분자를 퍼뜨리는 원리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향초를 실내에 켜두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상식을 벗어난 위험한 일이다. 화재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올해에만 향초로 인한 화재가 11건이나 발생했다. 향초의 파라핀이 불완전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미세 먼지의 양이 적지 않다. 초를 태우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나와 실내 환경도 쾌적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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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향제에 사용하는 휘발성 유기용매는 그 자체가 건강에 좋은 물질이 아니다. 방향제의 유기용매는 향기 물질을 나르는 역할만 해야 한다. 그러나 유기물이므로 몸에 쉽게 흡수되고 자극을 주므로 많은 양을 흡입하지 않는 게 좋다.  이 교수는 "일부 제품은 자연에서 추출한 물질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자연 추출물은 좋고,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은 나쁘다는 상식은 잘못된 것이다. 예컨대 세균과 바이러스는 자연에 있지만 유해하지 않은가. 향기를 뜻하는 아로마도 그렇다. 자연물이냐 인공물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또 개인차도 심해서 나에겐 좋은 효과가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겐 좋지 않을 수 있다. 탈취제도 이름만 다르지 방향제와 똑같다"고 설명했다.  악취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아 없애야 한다. 곰팡이를 없애고, 휴지통을 씻어야 한다. 향초가 방향제는 일시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악취를 내는 분자를 없애는 방법은 원인 물질을 제거하고 환기하는 것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로마 요법이라는 게 있다. 식물의 꽃이나 열매에서 방출되는 아로마는 생리 활성 기능이 있어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등의 심리적 효능도 있다. 이 교수는 "조심할 점은 생리효과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아로마 요법을 해야 한다. 인터넷을 보고 따라 할 일은 아니다. 대부분은 크게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호흡기·눈·피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