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전남개발공사 사장 연임 두고 '신경전'

전남도 "기준 미달" vs 개발공사 "기준 충족" 옥신각신

2017-12-07     조현중 기자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전남개발공사 사장 연임을 두고 전남도와 산하 기관인 전남개발공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장 '연임 기준'을 놓고 전남도와 개발공사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과 기관장의 '경영 성적표'가 사장 연임 여부를 사실상 판가름하는 데 채점표 상에 나와 있는 '1000억원 이상 경영개선' 부문에 대한 충족여부를 놓고 두 기관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청 전경

이낙연 전 전남지사 총리 발탁으로 권한대행체제로 운영 중인 전남도는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임기가 끝나는 산하기관장 연임과 선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쪽에선 이재영 전남지사 권한대행이 직권으로 산하기관장 인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에 차기 전남지사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그대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도 산하기관 중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에 두고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은 4곳이다.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끝나는 전남도 산하기관장은 양지문 전남개발공사 사장과 오창렬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여성정책을 연구하는 손문금 전남여성플라자 원장 등이다.   

"양 사장 연임, 기준 미달로 물건너 갔다" 기류 우세 

 전남도 산하기관 중 몸짓이 가장 큰 전남개발공사 사장 임기는 내년 1월20일이고, 전남여성플라자 원장은 내년 1월25일이다. 청소년미래재단 원장은 내년 5월31일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임기는 지난달 30일 끝났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장에 대한 연임 및 공모 여부가 도청 안팎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들 중 연임이 가능한 산하기관장은 손문금·오창렬 원장이다. 이들은 기관과 기관장을 평가하는 출연기관 평가에서 연임이 가능한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반면 양지문 전남개발공사 사장의 '연임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산하기관장 연임은 행정자치부 경영평가와 전남도 경영이행실적 평가로 결정된다. 전남도 출자·출연기관 인사·조직 지침에 따라 사장이 연임하려면 경영성과계약 평가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모두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경영성과계약 평가와 경영실적 평가 결과 1개 이상이 3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아야 한다. 또는 '1000억원 이상 경영개선' 등의 성과를 내야 한다. 연임 기간은 1년이다. 하지만 양 사장은 올해와 지난해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서 '다급'을 받아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한 상태다. 2015년에는 경영실적평가 ‘매우 미흡’, 기관장 경영성과계약 평가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에 도청 안팎에선 양 사장의 연임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전남도는 차기 전남지사가 사장을 새로 선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든 카드 '1000억원 이상 경영개선' 제시 반전시도···글쎄?

 이 같은 기류에 반발해 전남개발공사가 히든카드로 들이 내민 것이 '1000억원 이상 경영개선'이다. 개발공사는 올해 미래에셋과 전남개발공사간 여수 경도 골프앤리조트 시설과 부지를 3433억원에 일괄 매각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 등으로 1000억원 이상의 경영개선 성과를 냈다며 양 사장 연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는 경도 매각 경영개선 성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계약금 형식의 50억원만 납부를 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양측의 계약서에는 미래에셋이 전남개발공사에 2019년 950억원의 중도금, 2024년 2430억원을 완납키로 돼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전남개발공사의 1000억원 이상 경영성과 주장과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공기업평가원 등에 문의한 결과 성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