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하라" vs "중단하라" 갈등 증폭
수년째 환경단체-진안군, '환경파괴' vs '경제발전' 논란
2017-12-06 정성환 기자
올해부터 로드맵 본격화···찬반 양측, 진안군의회 예산심의 압박
지난 4일에는 진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마이산 케이블카'와 관련해 찬반 양측이 군의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은 군의회가 마이산케이블카사업 예산 40억원을 심의하는 날이었다. 진안군애향운동본부 등 50여개 사회단체는 이날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며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 촉진 범군민궐기대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마이산에 친환경적 케이블카를 설치해 진안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전국의 노약자·장애인도 케이블카를 타고 진안공원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녹색평화연대 등 마이산케이블카저지위원회도 맞불을 놨다. 2015년 9월부터 매주 월요일 반대집회를 개최해 왔으며 이날이 100회째였다. 저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이산 케이블카 중간정류장 예정지가 호남 금남정맥 핵심 구역을 지난다"며 "울산시 울주군 신불산 사례와 비슷해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도 환경부에서 불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100%"라고 주장했다. 저지위는 "마이산 케이블카 사업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이라며 "진안군은 법적 검토 없이 예산을 세우거나 집행해 군민 갈등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갈등의 본질은 환경문제다. 환경단체들은 "마이산은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보존가치가 높다"며 "지질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천혜의 자원을 케이블카 사업으로 훼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진안군은 낙후된 지역 경제 살리기를 들어 "친환경적인 케이블카 설치로 가닥을 잡아 우려할만한 환경 훼손이 없도록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는 이 같은 양쪽의 논리를 각각 마이산케이블카저지위원회와 지역사회단체가 대신해 맞서고 있는 대리전 모양새다. 마이산 케이블카는 진안군 진안읍 단양리 사양제 인근∼봉두봉 인근∼마령면 동촌리 동장골 인근을 잇는 노선으로 총 길이는 1.59㎞다. 실시설계가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건축물·지지대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사회단체 , 설치 범군민궐기대회 vs 반대 단체, 사업 중단 성명 '대리전'
마이산 케이블카의 역사는 꽤 깊다. 1997년 10월 전북고시(387호)를 거쳐 마이산 도립공원계획에 반영됐다. 지난해 6월 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계획이 수립됐고 지난 2월 환경단체 관계자 3명이 포함된 타당성 용역 자문위원회가 구성됐다. 환경단체의 반발은 진안군이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추경예산 6000만원을 편성한 지난 2015년 9월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진안군이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구간은 1997년에도 설치가 추진됐다가 무산된 곳"이라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줄사철군락, 청실배나무, 삵 등 천연기념물 서식지로 청정 생태계를 가진 마이산의 명성이 깨질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의 ‘환경 논리’와 군의 ‘개발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했고, 두 집단 사이 감정의 골을 더욱 깊어만 갔다. 진안군은 지난해 말 예산에 케이블카 설계 용역비로 10억원을 요구했고, 진안군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를 열어 '예산은 승인하되 사업은 국비 확보 후 시행한다'며 조건부 통과시켰다. 환경단체는 반발했다.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약속해놓고도 군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타당성 조사 용역 중 '경제성 부분'을 제3의 기관 두 곳(경기대 관광경영학과와 미립회계법인)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도 엇갈렸다. 환경단체는 "경기대에서 분석한 결과 영업 손실, 환경문제 등을 지적했지만, 군이 의도적으로 이 부분을 빼거나 외면하고 있다"며 "진안군의 들러리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비난하며 자문위원 3명 전원이 사퇴했다. 진안군은 용역 보고서가 적절하다고 본 경기대의 분석 결과를 취사선택해 사업의 당위성을 펴고 있다. 이항로 진안군수는 열악한 진안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케이블카 사업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안군은 올 1월부터 실시설계를 진행,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사전재해 영향성 검토 등을 거쳐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완강해 케이블카를 마이산에 설치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