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부산상의 회장 선거…3자 구도에 선거캠프 부산

와이씨텍 박수관·태웅 허용도 회장 선거캠프 개소 속 코르웰 김성태 회장 출마 선언

2017-11-07     최재호 기자
 내년 2월 예정인 차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던 선거가 업종별로 후보군이 계열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부산경제계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상의 회장의 선거는 당초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와이씨텍 박수관 회장과 태웅 허용도 회장의 양자 대결로 모아졌다. 두 사람의 세몰이가 지난 여름철부터 뜨거워지면서 전·현직 회장이 긴급 모임을 갖고 과열 경쟁 자제를 촉구할 만큼 정치권 선거전 못지 않은 형세다. 지난 10월20일 선거캠프를 차린 박 회장에 이어 허용도 회장도 11월7일 롯데호텔에 선거 사무실을 설치,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업체 코르웰 김성태(69) 회장이 11월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회장은 “부산의 미래는 해양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차기 부산상의 회장은 해양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기업인이 선출돼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광안리어방축제 불꽃잔치 모습. ⓒ 부산 수영구 자료 사진

공식 출사표 3명에다 1명 더 가세할 듯…"정치판 방불"

 지금까지 공식적인 부산상의 회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는 3명이지만, 여기에다 아이에스동서의 권혁운(67) 회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이 가세할 경우 후보군 기업체의 업종별로 선거 양상이 더욱 혼탁해질 전망이다. 후보들의 업종 모두 다른 점이 이를 예고하고 있다. 박수관 회장은 신발제조, 허용도 회장은 단조, 김 회장은 해양산업, 권혁운 회장은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 역대 경선이 치러진 적이 거의 없는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서 3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 선거캠프에는 전직 상공회의소 직원들이 합류하는 등 조직적인 선거운동이 정치판을 방불케 하고 있다. 현 회장의 임기 막판까지 후임자로 나서는 후보가 없는 창원상의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부산상의 회장 자리를 놓고 지역 경제계가 대립하는 이유는 회장단 소속 기업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BN그룹 명예회장)을 필두로 한 상의 회장단은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의 주주로 참여해 대박을 터뜨리렸고, 부산면세점에 출자하는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펼치는 기회로 삼았다. 지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부산상의 회장으로 재임한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은 회사 합병 이후 지상파 방송에 진출하면서 급격한 매출 신장을 이뤘고,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회장을 지낸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또한 재임 기간에 회사 매출을 60% 이상 올리는 성과를 냈다.  기업 회원을 유권자로 둔 상의 회장이 단순히 상공인을 대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 당연직으로서, 부산시장과 양대 축의 영향력을 갖는 것도 과열 경쟁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산상의 상공의원은 "회장단이 지역경제계의 전체 화합과 발전에 관심을 가지기 보다 자신들의 이권 놀음에 빠지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며 "지역 상공인이 힘을 합쳐 지역 경제 회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돋우는 헌신적 자세를 가진 회장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