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 간부, 사건청탁 명목 1억2000만원 수수 의혹

인천지검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범죄 혐의 소명”

2017-10-23     구자익기자
 ‘사건 무마’ 등의 청탁 명목으로 1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아 챙긴 혐의로 현직 경찰간부가 검찰에 구속됐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노만석)는 지난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인천 남부경찰서 소속 A경감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또 A경감이 청탁을 받은 사건들이 제대로 처리됐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 ⓒ구자익기자

 

검찰 "청탁·청탁알선 명목 등으로 뒷돈 챙겨"


A경감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등으로부터 총 1억19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건네받는 등 특가법상 뇌물과 특가법상 알선수재, 알선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A경감은 지난 2013년 9월26일부터 같은 해 10월10일까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제한이자율 초과 및 불법 채권추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대부업체 운영자 등 2명으로부터 ‘담당 경찰관에게 얘기를 잘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의 계좌로 7000만원을 송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경감은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의 간부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경감은 또 2014년 1월14일 경기도 시흥경찰서에서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B씨로부터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차명 계좌로 1000만원을 송금 받는 등 2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A경감은 특히 2015년 11월께 B씨에게 소개받은 유류도소매업자로부터 ‘가짜 석유를 판매하지 않았는데 조사를 받게 됐다, 사건을 잘 해결해 달라’는 청탁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A경감은 2015년 12월17일 유류도소매업자로부터 B씨의 계좌로 2500만원을 송금받는 등 약 29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건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경감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피의자 등으로부터 각종 청탁 명목으로 거액을 수수했다”며 “범죄 혐의는 충분히 소명된다”고 설명했다.  

A경감 측 “채권채무 관계…억울하다”

 반면 A경감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뇌물 등의 범죄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경감 측은 “대부업체 운영자 등으로부터 건네받은 7000만원은 ‘빚’이고 민사소송을 통해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경감은 대부업체 운영자로부터 급여를 가압류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경감 측은 또 B씨가 A경감을 상대로 고소한 ‘사기’ 사건이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번졌다는 입장이다. A경감이 설립한 ‘온천공’을 개발하는 회사의 경영권을 B씨에게 맡겨 놓으면서 투자금 반환 등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경찰관 비리 사건’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A경감 측은 “B씨가 2000만원을 송금한 것은 이미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며 “사건 청탁이나 대가와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경감 측은 ‘유류도소매업자로부터 직접 금품을 건네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