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비서’ 4파전 본격 대결 시작됐다
네이버, 음성대화시스템 ‘아미카’로 출사표…‘시리’ ‘비브’ ‘어시스턴트’에 도전장
대기업 총수가 아니어도 된다. 세상이 바뀌면서 평범한 우리도 개인비서를 갖게 됐다. 그것도 보다 스마트한 음성 비서로. 인공지능(AI)이 스크린을 뚫고 눈앞으로 걸어 나오면서 가능하게 된 일이다. “아미카, 오늘 저녁 저 레스토랑에 2명 예약해 줘.”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었다. 유능한 음성 비서 ‘아미카’는 사용자 말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일을 마쳤다. 되묻지도, 토를 달지도 않았다.
10월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6’에서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네이버가 개발 중인 음성대화시스템 ‘아미카’를 선보였다. 송 CTO는 네이버가 사람과 상황, 환경을 이해한 뒤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예측해서 제때에 제공하는 기술인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네이버 측은 아미카 개발 과정에서의 주요 성과로 음성대화시스템 아미카에 대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동영상 속 여성이 “아미카, 오늘 날씨를 알려줘”하면, 아미카가 알아서 오늘의 날씨를 알려주고 오늘의 스케줄도 알려줬다. “아미카, 내일 아침 7시에 깨워줘”했더니 놀란 아미카가 “내일 공휴일인데 예약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똑똑한 아미카 덕에 하마터면 놓칠 뻔한 주말 단잠을 확보한 셈이다.
아미카는 조만간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된다. 송 CTO는 “유통·식음료 대기업인 SPC, 유명 배달 앱 ‘배달의 민족’, 인터넷 쇼핑몰 ‘GS SHOP’ 등도 아미카와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잘나가는 음성 비서들은 더 있다. 2010년 애플 ‘시리’(Siri)가 출시된 뒤, 자연어로 손쉽게 대화하고 응대하는 음성대화시스템은 인공지능 시장의 주요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인기를 대변하듯 최근 삼성전자는 시리 개발진이 설립한 미국 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비브랩스가 개발한 음성대화시스템 ‘비브’는 “형 집에 가는 길에 라자냐랑 어울리는 와인을 구해야 해”라고 말하면 20분의 1초 안에 업무를 수행하는 저력을 가진 음성 비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8’에 기존 ‘S보이스’를 대신해 비브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음성대화시스템의 선구자인 시리에 맞서 구글은 현지 시각으로 10월4일 구글의 음성대화시스템인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자체 픽셀폰을 공개했다. 어시스턴트는 집 안의 전등이나 전자기기를 켜고 끄며 기본적인 비서 기능도 수행한다. 인터넷에서는 시리와 어시스턴트를 나란히 놓고 같은 질문을 한 뒤 대답을 비교한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각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격돌하는 음성대화시스템 4강 구도에서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아미카, 삼성 비브, 전통의 시리, 검색엔진 기반의 어시스턴트 간 승자는 누가 될까. 인공지능도 점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