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 4차 산업혁명 주도
시사저널·시사저널e, 국내 언론사 최초로 ‘인공지능 국제컨퍼런스’ 개최…올해로 2회째
인공지능(AI)이 공상과학 영화에서 빠져나와 우리 삶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시리, 날씨”라고 말하면 아이폰이 날씨를 알려주는 세상에 살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자비스’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알파고·왓슨·시리·코르타나·알렉사·비브 등 인공지능은 이미 유명하다. 영화 《엑스 마키나》에서 사람을 연기하는 ‘에이바’가 25년 안에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 인공지능은 로봇 기술과 결합해 휴머노이드라는 몸체를 갖추게 됐다.
일본과 미국은 이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휴머노이드라는 몸체에 씌웠다.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表參道) 소재 소프트뱅크 스토어에 가면 소셜로봇 ‘페퍼’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을 맞이한다. 표정만 없을 뿐 자유롭게 대화하고 소소한 유머도 끌어낸다. 페퍼를 마주한 ‘인간’은 웃고, 꾸뻑 인사한다. 로봇이 인지·연산·추론 등 논리적 기능을 넘어 인간과 정서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록 초지능체(슈퍼 인텔리전스)는 아니지만,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머노이드가 우리 일상을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인공지능 시장, 생기 빠진 한국 경제의 대안
상당수 소셜로봇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상용화돼 팔리고 있다. 딥러닝 기술에 기초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소셜로봇은 인간의 반려 로봇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소셜로봇의 선구자인 하야시 가나메 전 소프트뱅크 연구원은 “인간과 정서적으로 깊이 소통하는 반려 로봇을 개발해 2018년 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소속 퍼스널 로봇팀이 돋보인다. 신시아 브리질 MIT 교수가 이끄는 이 팀은 소셜로봇 ‘지보’와 ‘테가’를 개발·생산해 어린이 학습, 정서장애 환자 치료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허거블’ 프로젝트다.
허거블은 건강관리·교육·사회적 소통을 목적으로 개발된 컴패니언(친구) 로봇으로 어린이 환우가 겪는 스트레스·불안·고통을 덜어주는 용도로 도입됐다. 정수연 MIT 미디어연구소 연구원은 보스턴 아동병원·노스이스턴대학교와 손잡고 보스턴 아동병원 중환자실과 암 병동에 입원한 3~10세 어린이에게 허거블을 주고 그 반응을 살피고 있다. 정 연구원은 “어린이 환자가 허거블과 소통하고 노는 모습을 통해 의료진이 해당 환자가 고통·스트레스·불안 등을 얼마나 느끼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환경건강과는 또 인공지능을 질병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사와 환자 간 대화를 듣고 환자 CT를 분석해 질환 유무·병세 등을 판단해 의사와 환자에게 보고한다. 딥러닝 방식이다 보니 임상과 진단 경험이 쌓일수록 인공지능은 더 정확하게 병명과 병세를 파악할 수 있다.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는 “최첨단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 속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미처 인공지능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라면서 “우리는 삶 속에서 너무 흔하게, 그리고 너무 유용하게 쓰이는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은 아직 인공지능을 탑재한 소셜로봇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소셜로봇은커녕 인공지능 투자도 게을리하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만 연구 차원에서 소셜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수준이다. 장 교수는 “한국산 인텔리전트 로봇이 없다 보니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뒤 일본이나 미국 소셜로봇에 탑재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콜라보레이션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파괴적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는 스마트 기계 시장이 2019년 153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마다 20%씩 성장하는 셈이다. 이 기술 영역은 성장 정체증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생기를 넣을 수 있는 대안이다. 이 분야에서 뒤진다면 한국 경제에 미래가 없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이미 늦었다고 한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몸체를 갖는 체화에 대해 다뤄
첨단 기술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법이다. 음성인식과 영상인식 기술의 초기 성과물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디바이스의 핵심 기능으로 떠올랐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공지능이 창출할 산업 영역은 더 광범위해질 것이다. 이에 국내 언론사로는 최초로 지난해 제1회 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했던 시사저널e가 인공지능의 산업적 잠재력 알리기에 다시 나선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벌인 5번기는 인공지능 기술의 위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 뒤로 한국 언론들은 인공지능 관련 컨퍼런스나 포럼을 10여 차례 개최했지만, 인공지능이 몸체를 갖는 체화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
시사저널e는 9월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시사저널과 함께 제2회 인공지능 국제컨퍼런스를 열고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결합의 기술적·산업적 가능성과 한계를 살피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함을 국내 기업인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는 “시사저널은 시사저널e와 함께 제2회 인공지능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해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결합의 기술적·산업적 가능성과 한계를 살피고 산업계에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함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자는 다케오 가나데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과 교수와 하인리히 볼토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 교수다. 가나데 교수는 ‘인공지능 관점에서 인텔리전트 기계 만들기(Creating intelligent machines in terms of A.I.)’, 볼토프 교수는 ‘인공 시스템 개발 위한 인간 지각과 인지에 관한 연구(Human Perception and Cognition for Artificial Systems)’라는 주제로 각각 기조연설을 한다. 기조연설이 끝난 뒤 3개 세션이 진행된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 최승진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이 인공지능 기술 현황에 대해 강연한다. 뒤이어 하야시 가나메 그루브X 대표,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가 인공지능 기술의 산업적 응용에 대해 조망한다. 현병구 시사저널e 대표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휴머노이드 두뇌에 탑재되면 인공지능 기술의 파괴력은 2배로 커진다”면서 “제2회 인공지능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해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결합의 기술적·산업적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