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앞 벽보논쟁 시끌
연세대 총학생회의 '금연·정숙'운동에 반론·재반론
"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다. 그런데… 앗! 우리 대학은 심장병에 걸렸어요."
지난 4월 중순 연세대 총학생회가 도서관
개혁운동의 일환으로 도서관 안에서 '금연·정숙·청결·1인1좌석제'의 실시를 계몽하기 위해 교태 곳곳에 붙인 포스터 문구이다. 지난해 말 선거
당시 소음과 먼지, 자리부족으로 허덕이던 도서관의 환경개선을 약속한 임헌태(국문 4) 총학생회장이 공약실천을 위해 펼친 첫 사업이었다.
"사라져야 할 것은 집회소음이다"
그런데 총학생회의 도서관 개혁운동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토목4'라고 밝힌 한 학생이 '총학생회는 무엇이 니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소자보에서 "연세대 도서관에서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것은 담배연기도 잡담소리도 아닌 총학생회의 집회 소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의 소자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것이다.
단순한 찬반 의사표시부터 나름대로 내리는 진단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법대 85학번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신인류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글에서 "토목공학과 84학형의 논리는 일본에서 만연했던 신인류의 논리와 똑같다"고 전제한 뒤
"국회 앞에서 시위하는 농민더러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 가서 시위하라는 것과 같은 억지"라고 꼬집었다.
"학생운동 공감대 되찾기 계기"
88년 연세대 총학생회 간부를 지낸 강호국(국문 4)씨는
"그동안 총학생회의 집회가 너무 잦았던 철저한 준비와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분열상을 극복 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원총학생회 송근호(27) 회장도 "벽보논쟁의 발생원인은 학생운동을 정서적으로 지지하던 공감대가 깨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논쟁
자체를 학생운동에 대한 공감대를 되찾는 계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