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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5일 오전 7시34분. 아직 나른한 잠에 취해 있어야 할 일요일 아침이었지만,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자리잡은 한국통신 건물 10층에서는 요란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21세기 위성 통신 시대를 이끌어 갈 무궁화 3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조바심을 치며 발사 순간을 지켜보던 한국통신 위성사업단 임직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른 것이다.

윤용중 기획운용팀장(49·한국통신 위성사업단) 또한 감격에 젖었다. 위성 제작 기술을 확보하려고 외국 기업들에 자료 요청도 많이 했지만, 해당국 정부 요원들이 방해하기 일쑤여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들이 빠르게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무궁화 1·2호 때는 한반도에 국한되었던 방송·통신 서비스 영역이 앞으로 인도·호주·동남아에까지 확장된다. 위성 방송 채널도 1백60개까지 늘릴 수 있다. 농어촌이나 두메 산골에서도 간단한 수신 장비만 있으면 싼 요금으로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1세기 초고속 위성 통신 시대를 여는 데 일조한 윤팀장은 한양대 공대·서울대 대학원을 나온 공학 박사이다.

7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미사일 연구에 전념해 온 그는, 한국통신이 미사일과 원리가 같은 위성을 개발하려고 하자 91년 직장을 옮겼다. 지상감리국장과 위성관제소장을 차례로 거친 그는, 올해 초부터 기획운용팀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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