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이 갖추지 못한 것이 영국 해군에는 있다. 해양 대국이 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항공모함이 한국 해군에는 없다. 지난 5월24일 부산에는 영국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호가 한국과 영국의 만남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입항했다. 첨단 무기가 즐비한 일러스트리어스호에는 한국 해군이 못갖춘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선상 업무를 관장하는 여성 장교이다. 보급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엘리자베스 클레멘스 중위(25)는 일러스트리어스호에 탑승한 1천3백여 장병 가운데 한 사람이다. 클레멘스 중위는 “한국 해군에는 여성이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영국 해군에 소속된 여성들은 남성에 뒤지지 않고 군인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클레멘스 중위에게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번 항구를 떠나면 1백30일이 넘게 바다에 떠 있어야 하는 항공모함 승무원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는 “오랜 기간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고향 친구들을 잃는 것이 제일 아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