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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휩쓰는 ‘오메가 스리’

프랑스의 고급 웰빙족들은 ‘젠(禪)’ 음악을 들으며 허브와 꽃향기를 맡고 해산물을 먹으면서 온천 마사지를 즐긴다. ‘움직이는 에머랄드’ ‘바다의 고요’ ‘휴식의 기항’, 이름만 들어도 피로가 싹 가시는 탈라소테라피(해수욕법) 상품들이 최근 프랑스에서 인기다. 풍광이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에 자리 잡은 탈라소테라피 시설의 1주일 이용료는 1천~2천 유로(한화로 100만~2백만원). 바다도 즐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게다가 살까지 빼는 일석삼조 건강 프로그램이다. 그뿐이 아니다. 금연의 기회까지 제공한다.

한국의 웰빙 바람은 못 따라 가지만, 프랑스에도 웰빙 풍조는 있다. ‘오메가 스리(OM3) 열풍’도 그 가운데 하나. 오메가 스리는 생선에 많은 지방산이다. 육류에 많은 오메가 식스(OM6)는 감정을 격하게 하지만, 오메가 스리는 마음을 편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해서 인기다. 또한 암·알츠하이머·관절염·천식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고 소문이 났다. 이미 약으로도 시판되며 프랑스 웰빙족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의사들은 식습관을 조금만 바꾸어도 오메가 스리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이 고기·치즈·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다. 오메가 식스가 과도하면 각종 염증 및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의사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식단은 1주일에 두 번 정도는 고기 대신 생선을 먹을 것, 오메가 식스가 너무 많은 해바라기유 대신 유채씨 기름으로 식용유를 바꿀 것 등이다.

올리브유는 산화 작용을 막아 건강에 좋지만, 오메가 스리는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몸에 좋은 올리브유와 유채씨 기름을 혼합한 ‘비오콜리브’라는 식용유가 나왔다. 가금류도 사료보다 건초를 먹인 것이 오메가 스리가 훨씬 더 풍부하다. 치즈도 직접 농가에서 만든 것을 먹으라고 권한다. 시금치·브로콜리·배추 등 푸른 이파리 야채 식물에도 오메가 스리가 풍부하다.

이같은 건강 열풍 덕분인지 최근 들어 요리사만큼이나 요리책을 많이 내는 사람이 프랑스 의사들이다. ‘아무개’ 의사가 권하는 다이어트식, 건강식 책들이 서점에 즐비하다. 술·담배·지방·설탕은 이제 건강을 위협하는 적으로 완전히 낙인 찍혔다. 프랑스 보건부는 술·담배와의 전쟁에 이어 이번에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초콜릿 업체들에게도 너무 달게 만들지 말라고 당부한 터다. 건강도 좋지만, 건강을 너무 떠드는 것이 병인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미식가 프랑스인들은 푸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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