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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주는 북한에 제일 먼저 진출하기 위해 초석을 다져왔다. 올 6월 10명 정도로 중진 기업가 방북단을 만들어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미국 오리건 주 임용근 상원의원(62)이 1월4~11일 북한을 방문했다. 이번 방북에서 임의원은 북한측과 ‘북한과 오리건 주의 무역·친선을 위한 7개항 비망록’ 체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오리건 주의 민간 단체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했으며, 올 6월께 경제인들로 구성된 방북팀을 이끌고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 방북 경위는?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존 키츠하버 주지사의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비서에게 보내는 주지사의 편지를 가져갔고 답장도 받아 왔다. 연방 정부와는 협의 절차를 거쳤다.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 출신으로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늘 가지고 있었다. 직접적으로는 95년 3월 북한의 김충걸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과 전일춘 대성총국 제1부회장이 오리건 주를 방문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이들을 위한 리셉션과 투자 상담 등을 도와 주었다. 그 이후 오리건 주 상원 무역경제분과 위원장으로서 북한과 오리건의 무역 통상 관계 수립 및 인적 교류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깊이 관여하게 됐다.

방북 기간에 주로 어떤 사람을 만났나?

아태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났다. 김용순 위원장도 한 차례 만났고, 임태덕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도 만났다.

북한과 체결한 7개항 비망록 내용은 어떤 것인가?

북한과 오리건 주가 고위급 인적 교류를 통해 상호 친선을 도모하자는 것, 북한의 각 도와 오리건 주가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것, 앞으로 미국과 북한간 화물 수송 때 오리건 주의 항구나 항만 시설을 우선 사용한다는 것, 문화·체육·예술 교류 및 학교·학생 상호 교류 등을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자는 것 등이다.

오리건 주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대단히 높다. 오리건 주는 지금 북한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물자를 공급할 수 있다. 오리건 주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농업 및 임업 지대이다.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제2의 실리콘 밸리라고 할 정도로 첨단 하이테크산업이 발전해 있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컴퓨터·반도체 등 첨단 하이테크산업 쪽에도 지원이 가능하다.북한의 심각한 외화난 등이 경제 교류에 장애 요인이 되지 않겠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과거 미국이 한국에 경제 원조를 할 때도 미국 정부의 차관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기업의 진출은 정부의 차관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연방 정부나 주 정부보다 사업가들의 진출이 먼저 이루어질 것이다.

북한 식량난 해결의 한 방안으로 미국 잉여농산물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연방 정부와 북한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매년 재고가 쌓이는 잉여농산물 처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농민들을 돕는 차원에서도 북한에 대한 잉여농산물 수출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과거 한국과 이루어진 ‘PL480’ 방식도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연방 정부 차원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깊이 언급하기는 곤란하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계획도 있는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오리건 주에는 세계적 자선 단체가 2개 있다. ‘머시코 인터내셔널’과 ‘노스웨스트 메디컬 팀스 인터내셔널’이다. 머시코는 북에 백만달러 상당의 식량을 지원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 7백만달러 상당의 곡물 종자를 보낼 계획을 연방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곡물 종자를 이 정도 보내면 10배 이상 식량 생산이 가능하다. 또 메디컬 팀스를 통해서 의약품 지원도 주선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까지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북한과 통상 관계가 이루어지면 오리건 주가 북한에 제일 먼저 진출하기 위해 초석을 다져왔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올 6월 10명 정도로 오리건 주 중진 기업가 방북단을 만들어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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