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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원과 노동부는 지난 5월22일 경제장관회의에서 현행 산업연수생 제도를 폐지하고‘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다른 부처와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통산부·법무부 등의 반대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6월 중 관계 부처간 공청회를 거쳐 여론을 수렴하기로 함에 따라 자연히 6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재경원이 마련한‘외국인 근로자 특별법’(안)의 핵심은 연수생 제도 폐지와 사업권 이관, 그리고 고용허가제 도입이다. 재경원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가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업권을 ‘외국 인력 정책 심의회’를 만들어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국내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업종에 한해 노동부가 각 사업주의 신청을 받아 고용 허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방식은 싱가포르·대만 등 우리보다 외국 인력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가 채택하고 있다.
이 방안은 강경식 경제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소기업계의 반대에 부닥치면서 지난주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극히 이례적으로 이들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정부 청사로 몰려가 외국인 노동자 관련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재경원 관계자들도 경제장관회의가 끝난 후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6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대했던 관련 단체들은 즉각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20여 관련 단체는 경제장관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5월21일 긴급 회의를 열고 김수환 추기경 등 각계 인사 명의로 법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법안 통과가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사실상 무산되거나 내용 자체가 상당히 바뀌리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인권 탄압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2년 넘게 끌어온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막바지 큰 고비를 향해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