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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모든 걸 닫아버리고 의료계에 대화하자고 해”
“채해병 특검 빨리 매듭지어야…‘제3자’가 답인데 설득 쉽지 않아”
“민주당의 우원식 의장 공격…민주당 ‘파시스트 정당’으로 가고 있어”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사저널 이종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사저널 이종현

‘한동훈 지도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을 훌쩍 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고차방정식으로 꼬여 있는 숙제들이 산적하다. 끝 모를 의정갈등과 삐걱거리는 당정관계, 당내 이견이 팽팽한 채해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채 지도부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한 대표로부터 지명된 친한(親한동훈)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2일 시사저널TV 《메가폰》에 출연해 “정부의 ‘절대 안 돼’ 식의 태도가 당을 고립무원으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의료대란’ 문제와 관련해 “부작용이 있을 때 방향을 트는 것도 용기”라며 “정부가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인간적인 서운함이 있더라도 이를 뒤로 하고 한 대표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선 ‘대국민 사과’와 ‘조속한 제2부속실 설치’, 나아가 ‘특별감찰관 임명’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참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상당히 힘든 상황이다. 한 대표가 어떻게든 중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저희(지도부)한테도 ‘아는 단체들에 다 연락해 달라’ ‘의사들을 만나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일단 의사단체들부터가 사분오열돼 있지 않나. 공통된 의견이 없다. 여러모로 쉽지가 않다.”

현재 의료계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지가 있는 단체는 어디인가.

“알지도 못하고, 얘기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얘기하면 그분들이 공격을 받을 수 있지 않겠나. 오늘(12일) 우리 당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의료단체 2곳이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공개했는데 옳지 않은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확정되기 전에 미리 얘기를 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현재 상황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야당도 자꾸 발을 빼고 있고, 한 대표가 ‘2025년도 증원 유예가 됐건 뭐가 됐건 일단 다 들어와서 얘기를 하자’라고 하는데 국무총리가 ‘절대 안 돼’ 이러고 있어 사실 현재 당이 고립무원 지경인 상태다.”

대통령실과 정부 말대로 의료계와 한 대표 등이 요구하는 ‘2025년도 증원 재검토’는 정말 이제 불가능한 일인가.

“불가능까진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도 쉽진 않은 게 사실이다. 이미 수시 접수가 시작됐지 않나.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에게 ‘명분’을 줘야 할 것 아닌가. 의사들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렇지만 자존심도 있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러면 정부가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자’라고 다 열어두는 태도를 보여야지, 사실상 모든 걸 닫아버리면서 대화에 나오라고 요구하는 건 제가 보기엔 먹힐 리 없는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의료 개혁’이라는 명분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정무·홍보 조직이 대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솔로몬의 재판’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아이를 반으로 잘라서 가져가라’ 했을 때 진짜 엄마는 ‘그냥 저 여자에게 주시라’라고 얘기하지 않나. 만약 정말 국민을 생각한다면 자존심을 굽히는 게 맞다. 그건 굴복이 아니라 ‘용기’다. 개혁에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방향이 틀리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 변화를 주는 것도 용기다. ‘창피해서 못 바꾸겠다’는 게 정말 비겁한 거고 용기가 없는 거다. 정부가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 결국 환자들과 국민들만 가운데서 괴로운 것 아닌가. 의료계도 신중히 생각해 주시길 정말 부탁드린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월12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TV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9월12일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시사저널TV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지난 50여일 한 대표의 당 운영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 대표의 방식은 기존의 정치 문법이나 공학과는 차이가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문제라든지 직접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이슈들을 직접 언급하고, 또 야당을 향해 ‘필요하면 토론하자’라고 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새롭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방식이 국민들에게 크게 와 닿고 있느냐고 한다면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한 대표의 방식에 대해 국민들은 ‘민생을 챙겨 달라’라고 하면서도 ‘당 대표가 너무 사소한 부분을 얘기하는 거 아니냐’라고 양가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또 구체적으로 성과가 없다고 보실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당내에서 좀 생경해하고 거북해하는 것 같다. 한 대표가 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로 당선된 거지, 당내 의원들이 지지해서 된 건 아니지 않나. 의원들이 보기에도 ‘우리 기존 문화와는 다르네’ 이런 느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보수 정당은 상명하복식의 문화가 많이 정착돼 있었던 건 사실이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당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지금 그게 잘 안 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 입장에서 수십 년 동안 ‘부하’였던 한 대표에 대해 인간적인 감정(서운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그걸 표출해선 안 된다. 이젠 검사 윤석열과 검사 한동훈, 또는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관계가 아니잖나. 당 대표는 국민과 당원이 지명한 거다. 그러면 거기에 걸맞은 관계를 맺고 대우를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고 퇴임 이후에도 편안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은 ‘정권재창출’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여당이 함께 손을 잡고 가야 한다.”

‘채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

“의원들의 자존심 문제도 있고, 당사자인 대통령실에서 절대 안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 않나. 그 중간에 한 대표가 끼어 있는 게 사실이다. 의정 갈등 문제와 비슷하다. 한쪽에서 특검법을 내고 다른 한쪽에선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무한 반복’ 중이다. 서둘러 매듭을 지어야 하는 건데, 채해병 문제에 있어 그 방법은 결국 이제 ‘제3자 임명’을 추진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볼 때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인데 용산 (대통령실)과 우리 당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표 입장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솔직하게 말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엔 (특검 추진이) 어렵다고 본다. 일각에선 여당 대표가 의원 10명을 모아 법안을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로 인해 당이 찢기는 걸 당 대표가 받아들일 순 없잖나. 야당도 다 알면서 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대통령과 각을 세워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도 하는데 그렇게까지 대통령실 및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던지는 게 국민에게 도움이 될지는 회의적이다. 개인적 입장이고 한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정확히 모르겠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국민의힘의 지지율, 대권주자 한동훈의 지지율도 하락세인데.

“아직까지 한 대표가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낸 게 없는데 (취임) 100일 전에는 좀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본다. 저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되게 고민이 많다. 정치는 결국 결과로 말씀드리는 것이기에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최근 다시 행보를 굉장히 활발히 하고 있다. 여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쨌든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도 불기소 판단을 했고 수사심의위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지 않나. 그건 법률적인 부분이라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정치적 책임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옳다. 국민들 마음이 아직은 풀리지 않았잖나. 그런 상태에서 활동을 재개한다면 이미지의 개선이 될지 의문이고 국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대통령실에서 말한 ‘제2부속실’도 더 빨리 설치해야 하고, 특별감찰관도 빨리 임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내내 안 해서 우리가 계속 비판했지 않나. 그런데 우리 정부는 왜 안 하고 있나.”

야당에서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를 결성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길거리로 나가서 탄핵한다고 하지 않았나. 대선 불복이다. 민주주의 파괴 행위다. 탄핵에 맛 들린 모습이다.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도 임기가 시작하자마자 탄핵을 추진했잖나. 그게 정상인가. 이런 게 (민주당 내에서) 용인되는 게 희한하다.”

11일 민주당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채해병 사건)을 추석 전에 처리하려던 걸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정 갈등 문제 먼저 처리하자’며 제동을 거는 일이 있었다. 민주당의 반발이 상당한데.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그렇게 하면 법사위는 의장한테 협조 못 한다’라고 대놓고 겁박을 한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다. 그런데도 저러는 게 무슨 홍위병 같다. 1960년대 중국에서 완장 차고 교수들과 의사들을 끄집어 내리고 두드려 팼던 것과 정신 구조가 똑같은 것 아닌가. 수틀리면 대통령도, 국회의장도, 장관도, 판사도, 검사도 다 탄핵하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민주당의 이런 행태에 대해 정말 분개할 수밖에 없다. 저는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파시스트 정당처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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