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침체에도 여론 ‘박빙’…원희룡, 이재명 바짝 추격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감독’ 이재명 대표가 ‘선수’로서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재선을 노리는 ‘인천 계양을’ 민심에 이상 신호가 포착되면서다. 당초 민주당 텃밭으로 불렸던 계양을이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이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박빙’ 양상이다. 이 대표가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에 나선 사이, 원 후보는 지역구 유세에 집중하면서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결집하는 보수…텃밭 민심 변화?
인천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텃밭’으로 분류됐다. 계양을의 경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7, 18(2010년 인천시장 후보 출마로 보궐선거), 19, 20, 21대 총선에서 내리 5선을 달성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20대 대선에서 대권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계양구에서 만큼은 전체 투표 19만3864표 중 52.31%(10만532표)를 차지해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43.52%, 8만3638표)을 약 9%포인트로 크게 앞섰다.
이 대표는 대선 낙선 후 같은 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진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득표율 55.24%(4만4289표)를 기록하며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75%, 3만5886)를 약 10%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 대표의 낙승이 점쳐졌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여권 ‘대권 잠룡’ 원희룡 전 장관이 출사표를 던지자 계양을 내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인천광역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6%는 이재명 후보, 42%는 원희룡 후보를 택했다. 두 후보 격차는 4%포인트(p)로 오차범위(±4.4%p) 이내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가 46%로 원 후보(40%)를 근소하게 앞섰다.
李 재선 경고등에 野일각서도 우려
전국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 각지의 격전지 후보들이 이 대표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 유세에만 집중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장동 재판’ 등이 틈틈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 대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원 후보 역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승선했지만, 계양 민심 잡기에 사실상 ‘올인’한 모양새다. 실제 이 대표가 충북 충주와 제천, 청주를 차례로 방문하는 27일, 원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구 만수새마을금고 본점에서 선대위 회의를 열고 서울·인천·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교통정액권, 이른바 ‘수도권 원패스’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야권 일각에서도 이 대표의 재선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지역구 판세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상 근소하지만 이 대표의 우세가 선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의 재선은 개인을 떠나 당으로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다. 지역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스1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p), 응답률은 18.5%다.
서울경제·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19~20일 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2.1%,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