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니치 21%·요미우리 24%·아사히 25%…“최근 10여년간 가장 낮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지지율이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하며 20% 초·중반대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연이어 나왔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장기 집권을 노리고 기시다 총리는 개각과 감세 추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차관급 인사의 잇따른 불명예 퇴진과 감세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쳐 내각이 퇴진 위기를 맞았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보수 성향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7∼19일 유권자 1067명(이하 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13∼15일 조사보다 10%포인트(p) 급락한 24%라고 이날 전했다. 이는 요미우리 조사에서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지지율 20%대는 일본에서 정권 위기 수준인 ‘위험 지대’로 평가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 직전 집권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퇴임을 표명한 직후 2021년 9월 진행한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31%였고, 아베 전 총리가 사학재단 관련 비리 의혹으로 강한 비판을 받았을 때인 2017년 7월 내각 지지율은 36%였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이 이달 18∼19일 유권자 1032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 14∼15일 조사보다 4%p 하락해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21%를 기록했다. 이 신문은 조사 방법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지지율이 민주당 집권 시기였던 2011년 8월 간 나오토 당시 내각의 15% 이후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자민당 지지층 내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보다 2%p 떨어져 58%로 조사됐다. 일본에는 총리를 배출한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내각 지지율이 60%를 넘지 못하면 정권 유지가 힘들다는 이른바 ‘정당 지지층 법칙’이 있다. 이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위험한 수준에 접어든 것이다. 또 다른 진보성향 일간지인 아사히가 마이니치와 같은 기간에 10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4%p 하락한 25%를 기록했다. 자민당 지지층의 내각 지지율은 59%로 나왔다. 요미우리와 마이니치, 아사히 조사에서 지지율은 하락하면서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더 많아졌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지난달보다 13%p 급등한 62%였고, 마이니치 조사는 6%p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아사히 조사에서는 5%p 오른 65%로 나왔다. 특히 마이니치 수치는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총리직을 수행했던 시기인 2009년 2월의 73% 이후 1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본 언론은 이번 여론조사로 감세와 차관급 인사의 ‘도미노 사퇴’ 현상에 대한 싸늘한 민심이 드러났으며 ‘기시다 이탈’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지지율이 바닥을 벗어난 이상한 수치”, “2009년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아소 내각 말기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중이라고 요미우리는 알렸다. 일본은 내각제를 채택해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으며,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선출한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까지고, 중의원(하원) 선거는 2025년 10월에 치러진다. 요미우리는 “현시점에서 기시다 총리의 유력한 대항마가 눈에 띄지 않고, 당내 1∼3 파벌이 기시다 총리를 지지하는 구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년 봄 이후에도 내각이 저조한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시다 끌어내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