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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과수 감정 결과 토대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지난 3월 20일 첫 경찰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지난 3월 20일 첫 경찰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손자를 잃은 60대 여성이 경찰로부터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강릉경찰서는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였던 60대 A씨의 사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 했다. 경찰은 A씨의 과실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로 제동 계열에 작동 이상을 유발할만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들었다. 사고 발생 당시 브레이크가 정상 작동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실제 엔진을 구동해 검사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봤다. 또한 실제 차량 운행 중 제동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와 기계 오작동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국과수 분석 결과를 A씨의 과실로 삼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 측이 제조사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이뤄진 사설 전문기관의 감정결과가 국과수의 감정 결과와도 상반되기 때문에 국과수 분석 결과만으로 A씨에 책임을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앞서 국과수는 ‘차량 제동장치에서 제동 불능을 유발할만한 기계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차량 운전자가 제동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이를 두고 A씨 측은 “국과수 감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과실을 부인했다. A씨 측 변호를 맡은 하종선 변호사는 “급발진 의심 사고 형사사건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채택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최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손자 이도현군을 태우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해 차량이 배수로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도현 군이 사망했다. 숨진 도현 군 부친이자 A씨 아들은 ‘자동차 제조사가 급발진 결함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며 국민동의 청원을 신청했고, 해당 청원 글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제조물책임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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