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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개입’ 위기 번지자 금융시장 ‘출렁’
“주변국이 확전 원치 않아” 낙관론도
심상찮은 가자지구…글로벌 증시 ‘찬물’
16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말 사이 고조된 전쟁 위기에 충격파를 받은 흐름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 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5.80% 급등한 배럴당 87.72달러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5.70% 오른 90.90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이후에도 80달러대 중반에서 오르내리던 국제유가가 다시 출렁이게 된 것이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선 데에는 ‘전쟁 확전 우려’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피령을 내리며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자, 이란은 “멈추지 않으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란이 경고대로 팔을 걷어붙일 경우, 중동 전쟁 확전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자지구 지상전 임박 관측에 더해 이란의 개입 가능성까지 고조되자, 글로벌 증시는 줄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0.5%, 나스닥지수는 1.23% 하락했다. 유럽증시에선 독일의 닥스가 1.55%, 영국의 FTSE는 0.59%, 프랑스 까그는 1.42% 각각 하락했다. 이날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또한 1~2%대 하락폭을 보이는 등 영향을 받았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주변국의 ‘참전 여부’가 꼽힌다. 산유국이 몰려있는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확산하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려 물가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동 분쟁에 이란이 참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어서는 ‘오일쇼크’가 올 수 있으며,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대비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주변국 참전 동기 약해…확전 가능성 낮아”
다만 일각에선 이번 분쟁과 관련해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변 중동 국가들이 전쟁에 참전할 동기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전략지역연구부장은 지난 12일 긴급 간담회에서 “지금은 주변의 어떤 아랍 국가도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미국‧중국 등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간담회에 참석한 최우선 국립외교원 국제안보통일연구부장도 “이란을 비롯해 다른 국가들 중 직접 군사를 개입해 희생하려는 강한 동기를 가진 곳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증권시장에선 전쟁 확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라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전쟁 상황에 따라 금 상승, 금리 및 주식 하락, 유가 상승의 전쟁 트레이딩이 부각될 수 있겠지만 1970년대와 같은 원유 보이콧은 어려운 구도”라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흐름을 예상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시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한국 당국은 이번 분쟁과 관련해 “자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확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아직까지 에너지 수급에는 차질이 없고 금융‧실물 부문에 대한 직접적 영향도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공급망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재차 확산되면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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