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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명 총선 출마설 거론되는 ‘尹心 참모’들의 빛과 그림자…당-대 사이 미묘한 분위기도

총선을 6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금, 여권 내에선 본격적으로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야권도 여권 인사의 각종 출마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분위기가 미묘한 건 여권 내부다. 여당 소속의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는 곳에도 같은 당 인사의 출마설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감도는 것. 이미 몇몇 지역구에선 현역 의원과 새 도전자 간 물밑 신경전이 감지되기도 한다. 특히 가장 큰 관심사는 대통령실 출신 등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인사들의 출마설이다. 대통령실 출신 중에서만 최소 30명에서 최대 50명까지 총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자신의 지역에 윤심 인사의 출마설이 도는 현역 의원들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도 자칫 공천 갈등 파장이 확산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치러지는 총선이다 보니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명확해진 만큼 ‘용산’도 무척 신경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일까. 대통령실 출신 중 일부는 결정을 미루고 내년 총선 험지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도 나와 주목된다. 
7월7일 윤석열 대통령 뒤로 이진복 정무수석(오른쪽 두 번째), 김은혜 홍보수석(오른쪽 세 번째) 등 참모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7월7일 윤석열 대통령 뒤로 이진복 정무수석(오른쪽 두 번째), 김은혜 홍보수석(오른쪽 세 번째) 등 참모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출신 거론되자 여당 현역 의원 ‘당황’

윤 대통령 당선으로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 된 이후 보수진영에서 윤심은 가장 큰 화두가 돼왔다. 선거 등 당내 중요한 의사결정들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큰 변수가 된 것이다.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 유죄 판결로 구청장직을 잃었던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재출마할 수 있었던 것도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이 이뤄졌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김 후보 출마에도 윤심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연스럽게 내년 총선에서도 윤심이 여권을 장악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총선 출마자들이 쏟아질 거란 관측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통령실 자체 조사에선 30명 안팎이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이름과 지역구들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에 이름이 거론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수석급에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이 터줏대감으로 있는 충남 홍성·예산 출마로 최근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 수석의 고향이 예산이기도 한데, 그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주말마다 홍성·예산 지역을 찾아 명함을 돌리고, 지역 행사에 대통령 봉황기 등을 보내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비서관급에선 검찰 시절부터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며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법률비서관이 부산에서 해운대갑(현역 하태경 의원) 혹은 수영(전봉민 의원)에서, 강훈 국정기획비서관은 포항 북구(김정재 의원)에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행정관급 역시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대통령실에서 나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동석 전 홍보수석실 행정관은 충북 충주(이종배 의원), 최지우 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충북 제천·단양(엄태영 의원) 출마가 확실시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로 10월5일 사직한 김인규 정무수석실 행정관도 부산 서·동구(안병길 의원) 출마가 유력하다. 이 외에도 이창진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이 부산 연제(이주환 의원), 정무2비서관실 허청회 행정관이 경기 포천·가평(최춘식 의원), 배철순 행정관이 경남 창원·의창(김영선 의원), 조지연 국정메시지비서관실 행정관이 경북 경산(윤두현 의원), 김찬영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경북 구미(김영식 의원)에서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윤심을 업은 대통령실 출신들을 경쟁자로 만나게 될 수도 있는 현역 의원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한 의원은 “뜬금없이 (대통령실 참모 출신의 출마설) 얘기가 나와 놀라긴 놀랐다”면서 “출마는 본인 의사지만, 부디 있지도 않은 윤심을 파는 선거 전략을 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경선을 하면 자신이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이진 않는다”면서도 “자기 실력이 아니라 권력자에 기대는 식의 경쟁을 벌이려 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도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으나 대통령실 출신들의 총선 출마설에 일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몇몇 언론보도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대통령실에 총선 출마자들의 차출을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나, 최근 다른 속내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는 최근 부산 해운대갑 3선의 하태경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일과도 연관이 있다. 당 안팎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실 출신들이 보수진영 텃밭 등 비교적 편한 지역에 출마할 경우 모양새가 우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 중 일부도 험지 출마 고심”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최근 하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내부적으로 험지 출마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대통령실 출신 인사 중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당선이 쉬운 곳에 이름이 거론돼 보기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맞붙어 전당대회 과정 등에서 반복됐던 윤심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당에 그리 도움이 되진 않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대통령실 출신이라고 어떤 지역은 되고, 어떤 지역은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낙하산’ 공천이나 ‘꽃길’ 공천 얘기가 많이 나오면 당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 중 현재 국민의힘 지역구가 아닌 곳이나 수도권 험지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비서관급에서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이 지난 9월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충북 청주 청원구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지역구는 현재 민주당의 5선 변재일 의원이 지키고 있는 곳이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은 현 국회부의장이자 4선인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영등포갑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희경 정무1비서관은 서울 의정부갑(현역 오영환 민주당 의원)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 초기부터 곁을 지켰던 KBS 기자출신의 김기흥 부대변인은 본인이 10년 넘게 거주 중인 인천 연수을(정일영 민주당 의원) 차출설이 거론되고 있다.  행정관급에선 정호윤 공직기강비서실 선임행정관이 부산 사하갑에서 재선 최인호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얼마 전 대통령실에서 사직한 직후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이승환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이 해당 지역에서 3선 박홍근 의원에게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서울시의원 출신인 여명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4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김대남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은 경기도 용인갑(궐석) 출마 가능성이 언급된다. 일각에선 정치권에서 험지 출마 바람의 조짐이 보이는 만큼 앞서 언급된 인사들을 포함해 대통령실의 수석급 등 참모 일부도 총선 험지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도 “참모들 중 일부는 자신의 진짜 희망사항과 다르게 대통령의 의중, 총선 판세 등을 고려해 험지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다른 여권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이들의 전언 등에 따르면 윤심 역시 참모들이 되도록 험지에 출마하라는 것”이라며 “수석급 중에선 총선 출마보다는 내각 입성을 희망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자신이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부인을 못 하는 것도 윤심을 의식한 것이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尹心 지나치게 내세우면 불리할 수도”

실제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재 김병욱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분당을 출마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김 수석의 의원 시절 지역구는 현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한 분당갑이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원래 지역구였던 부산 동래 출마 후보군으로 언급되지만,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김희곤 의원에게 지역을 물려줬던 만큼 동래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 수석은 총선 출마와 관련해 강한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어 험지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충남 홍성·예산 출마가 유력한 강승규 수석이 여전히 예전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출신 외에 내각과 여당 내에도 내년 총선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윤심 인사가 많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윤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 장예찬 최고위원 등이다. 당 내부에선 한 장관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잠룡들의 참여를 반기는 측면도 있지만, 윤심을 내세우며 너도나도 총선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직 다선 의원 출신인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인사는 “내년 총선에서 윤심 후보에게만 당이 지나치게 힘을 실어줘선 안 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강한 선거이고, 현재 대통령 지지율도 40% 아래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면 결과가 매우 안 좋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 ‘윤심 후보’라고 말하는 것부터가 과한 해석”이라며 “윤심은 그저 여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일 뿐 특정 측근이나 참모들을 밀어주는 건 윤 대통령이 조금도 고려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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