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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에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행복추구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가해 학생과의 경찰 대면 조사는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5일 인권위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동의없이 가해 학생과 대면하도록 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학교 전담 경찰관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직무교육 하도록 해당 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전라도 소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교 전담 경찰관은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한 자리에 모아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대면하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지난해 7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담당 경찰관은 “학교 측이 삼자대면을 권유했고, 삼자대면을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피해 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될 수 있기에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면담 과정에서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해 즉시 대면을 종료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피진정인은 학교 전담 경찰관으로서 학교 폭력 피해자의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동의를 얻은 후 가·피해학생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피진정인의 임의적인 판단으로 피해 학생의 동의없이 가해 학생과 대면하도록 함으로써 피해 학생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리적·정신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의 피해 학생을 가해 학생과 만나게 함으로써 피해 학생에게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한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피해 학생의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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