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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열 3위 매카시, 234년 의회 역사상 첫 해임에 대혼돈
공화 강경파 8명 ‘찬성’…내년도 예산안 처리 ‘빨간불’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전(前) 하원의장이 10월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 하원이 실시한 표결 결과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이 가결 처리됐다. ⓒ AP=연합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전(前) 하원의장이 10월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 하원이 실시한 표결 결과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이 가결 처리됐다. ⓒ AP=연합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전격 해임됐다.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234년 미 의회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미 하원은 3일(현지 시각) 전체 회의를 열고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가결 처리했다.  당론으로 '해임 찬성' 입장을 정한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도 이에 가세하면서 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이 현실화됐다.    매카시 의장 해임 추진은 같은당인 공화당 강경파가 주도했다. 앞서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매카시 의장이 추진한 임시예산안 처리에 반발해 전날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매카시 의장은 다음날 곧바로 표결에 나서며 강경파 반란에 맞불을 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일부가 매카시 의장을 도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매카시 의장과 민주당은 모두 주고받을 것이 없다며 가능성에 선을 그었고 실제 표결에서도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보냈다.  특히 민주당은 매카시 의장이 최근 추진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등을 이유로 의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해임 찬성 당론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는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1일 이전 연방정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가 예산 대폭 삭감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예산안 처리에 비상등이 켜졌고,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마비) 우려도 커졌다.  교착 상태를 거듭하던 시점에 매카시 의장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한 45일짜리 임시 예산 처리에 나섰고, 정부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갔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는 들끓었다. 특히 당 강경파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해임 결의안 추진에 나섰고, 결국 매카시 전 의장은 하원에서 처음으로 불신임 당한 하원의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초유의 해임 사태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물론 하원 전체가 대혼돈에 빠져들 전망이다.  하원 운영위원장으로 매카시 의장의 측근인 공화당 톰 콜 의원은 "해임결의안에 찬성한 사람들을 포함해 누구도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그들은 대안도 없으며, 이는 단순히 혼란을 위한 투표일 뿐"이라고 규탄했다. 하원의장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후임 선출이 시급하지만, 다수당인 공화당 내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또 다른 고민이다. CNN 방송은 매카시 의장의 재출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매카시 의장이 다시 출마하더라도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의장 재선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매카시 의장은 9개월 전인 지난 1월6일 당선될 당시에도 강경파와 줄다리기 속 15번의 투표 끝에 가까스로 당선됐다.  내년 예산안 협상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내달 중순이면 임시 예산 기한이 종료하는만큼 협상이 본격 시작돼야 하지만 하원 지도부 공백으로 정상적인 협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한 번의 셧다운 사태를 피했지만 또 다른 셧다운 사태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 강경파는 2024 회계연도 정부 지출을 2022년 수준인 1조4700억 달러로 줄이지 않는 한 어떤 예산안 처리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하원의장 해임사태로 인해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진 점을 고려하면 의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공간이 더욱 줄어들어 미 정계가 안갯속에 빠져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미국 하원에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조지프 캐넌(1910년)·존 베이너(2015년) 하원의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베이너 전 의장의 경우 해임결의안 제출 두 달 뒤에 전격 사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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