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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새 방문 위시리스트에 오른 ‘스누피가든’
제주를 담은 수목들과 스누피 속 ‘힐링’ 글귀의 결합
“오늘 오후는 쉬어라”…쉼 권하는 공간
스누피가든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역시 ‘스누피’라는 테마지만 그것은 단지 만화 원작이 재밌어서, 혹은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만은 아니다. 스누피 이야기는 이 공간이 지향하는 장소성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더 나아가 제주의 지역 특성과도 조화를 이룬다. 그것은 바로 ‘휴식’이다. 스누피가든 곳곳에는 원작에 등장했던 명언들이 다양한 형태로 전시돼 있다. 만화 연재가 시작된 것이 무려 1950년대이지만 세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절들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스누피를 창조한 작가 찰스 슐츠를 가리켜 ‘시인’이라 표현했으며 그의 작품은 그림 형태로 그려진 ‘시’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스누피 가든 하우스에 들어서면 원작 고유의 네 컷 만화가 벽면에 이어진다. 아인슈타인의 명언으로 알려진 “어제로부터 배우고(Learn from yesterday), 오늘을 살고(Live for today), 내일을 희망하라(Hope for tomorrow)”란 구절을 스누피가 떠올리는 장면이다. 하지만 마지막 컷에서 스누피는 다시 집 지붕 위에 누우며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오후는 쉬어라(Rest this afternoon).” 그리고 그 옆에 폐쇄공포증이 있어 늘 개집 위에서 자는 스누피의 앙증맞은 모형이 자리한 미니가든이 조성돼 있다.도심 아닌 제주이기에 더 와 닿는 스누피 메시지
야외 가든에 놓인 벤치에는 “가끔은 햇볕을 쬐며 누워 있을 때 최고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란 글귀가 잠시 쉬어가길 처한다. 이렇게 대놓고 휴식을 권해주면 그 말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것이 현대인들이다. 스누피의 ‘귀여운 게으름’은 휴식이 간절한 방문객들 마음을 찰떡 같이 이해해준다. 가까운 자연 속에서 일상에 쉼을 선사하는 ‘가든(정원)’이란 형식도 그래서 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국내 최초로 스누피 라이센스를 따낸 데에는 이런 기획이 한몫 했을 테다. 스누피가든이 도심 한 가운데 만화 캐릭터만을 강조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이 정도로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공간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가다. 단지 사진 찍기 좋은 곳,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을 넘어서 원작의 스토리와 의미를 공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의 키워드다. 앞으로도 문화콘텐츠를 공간으로 구현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사례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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