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분증 유발하는 원인 파악해 적절히 개선해야
반려견을 처음 키워본 보호자라면 자신의 반려견이 자기 똥을 먹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기 똥을 먹다니!’ 사람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전혀 상상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모습이다. 이런 식분증은 고양이에게서는 잘 보여지지 않지만, 개에게선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한 연구원이 반려견 주인 15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6%의 개가 종종 변을 먹었고, 85%의 개가 다른 개의 변을 먹었다.
특히 어린 강아지에게서 이런 식분증이 많이 관찰되는데, 이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유발된 장난에 가까운 행동인 경우가 많다. 일부는 어미의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일 수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의 경우 스스로 배변을 할 수 없어 어미가 항문 주변을 핥아 배변을 유도하거나 변을 먹기도 한다. 어미를 따라 하며 세상을 배워가는 습성상 변을 먹는 행동도 충분히 모방할 수 있다.
식분증은 영양결핍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사료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양을 급여하는 경우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변을 먹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급여하는 사료량과 먹는 양이 충분하다면, 소화효소에 문제가 있어 적정량을 먹고 있음에도 흡수가 잘되지 않아 영양결핍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영양결핍이 아닌 질병에 의한 식욕 증가로 식분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당뇨, 쿠싱,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혼내면 증상 더 악화시킬 뿐
스트레스는 식분증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평소 개를 가둬서 키우거나 묶어서 키우는 경우, 또는 충분한 산책이나 놀이를 해주지 않아 에너지와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해 주지 않는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식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변을 먹는 모습을 발견한 보호자들은 대개 놀라서 개를 혼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혼내는 행동은 식분증을 더욱 악화시킬 뿐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을 먹는 것에 대해 반성할 거라는 보호자의 기대와는 달리 배변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져 배변을 숨어서 하거나 참기도 하고, 배변했을 때 재빨리 먹어치워 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환경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사료를 충분히 잘 먹고 있는지, 스트레스나 에너지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습관성으로 먹는 경우는 배변했을 때 바로 치우고, 혼내기보다 더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통해 자연스레 관심을 돌려주는 게 좋다. 이런 환경적인 요인이 개선되었음에도 여전히 을 보인다면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질병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