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ㅣ노수빈, 강우정 외 지음ㅣ내일을여는책 펴냄ㅣ692쪽ㅣ22,000원

“황유미 편을 쓰면서 조금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제삼자 입장에서 사건을 보고 이런 것에 관해 이야기를 쓰는 반면 나에게는 실제로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있다. 안부를 전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에 대해 사회의 일원으로서 둘러보는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체감했으면 좋겠다.” -박수연-

“우리가 글을 쓴다고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잊힌 죽음 속의 청년 하나하나를 되새겨보자는 의미였는데 생각보다 주변에서 이것을 따라주는 독자들이 많았다. 계속 읽어주는 사람들이 계시니까 우리가 한 일이 결코 아무것도 아닌 일은 아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 주변에도 우리처럼 정의감을 가지고 읽으면서 응원을 보내고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다.” -신다임-

“글을 쓰고 글 속의 현장에 다녀왔다. 박영진 열사 원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몹시 추운 2월 모란공원에 도착했다. 민주열사 묘역 이정표 솟대를 따라 굽이굽이 길을 걸었다. 아무도 없고, 까마귀 울고, 헌화 후에 전태일 열사 묘역도 둘러봤다. 열사들의 투쟁기를 읽다보니 그곳이 잊힌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라도 기억하고, 또 내가 쓴 글이 책으로 출간돼 더 많은 사람이 청년의 죽음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수연-

《청년의 죽음, 시대의 고발》은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의 안치용 이사장과 14명의 청년들이 시인 윤동주, 반민특위 조사원 김철호, 4〮19 혁명 도화선 열아홉 살 김주열, 청계천 노동자 전태일, 빈민청년 박흥숙, 인혁당 여정남, 시내버스 안내양 정경자, 영등포 공장 문송면, 노동자 김경숙, 대학생 이한열, 기지촌 윤금이, 전남도청 윤상원, 구의역 김 군, 국가가 죽인 군인 변희수 등등 사회와 국가가 죽음으로 내몬 수많은 청년들의 뜨거웠거나 비참했던 삶을 반추해 2021년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카이스트(KAIST)는 서남표가 총장으로 부임한 후 학생끼리 극한 경쟁을 교육혁명으로 내세웠다. 성적에 따른 차등 수업료 제도는 수업료를 면제받지 못하는 학생에게 패배자,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청년이여,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노오력 하라!’는 벼랑끝 교육에 4학년 김철수는 죽음으로 항변했다. 대한민국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다. 지난 20여 년간 OECD 회원국의 청년 자살률이 감소세로 접어든 반면 한국은 빠른 속도록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오늘도 사선(死線)에서 죽음을 넘나드는데 어른들이여, 한국 어른들이여! 지금 어디에 계시나이까! 여의도 대선 캠프에 계시나이까?

‘청년의 죽음으로 시대를 고발’한 14명 청년은 강우정, 김민주, 김유라, 노수빈, 박서윤, 박수빈, 박수연, 송하은, 송휘수, 신다임, 이혜원, 최예지, 한지수, 황경서이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