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비인가 시설로 ‘방역 사각지대’에
IEM학교 운영하는 ‘IM선교회’ 중심 전국 감염 확산 우려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들이 함께 기숙 생활을 했고, 다시 전국 각지로 흩어진 상황이라 전국적 확산이 우려된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IEM국제학교 관련 확진자는 총 127명이다. 지난 4일부터 15일 동안 학생 120명이 중구 대흥동 IM선교회 건물 3~5층의 기숙사에 입소했고, 지난 24일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에 갔던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방역당국이 기숙사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검사를 해 추가 확진자 125명(학생 114명·교직원 등 11명)을 찾아냈다.
이번 대규모 집단감염은 ‘밀집·밀폐·밀접’ 등 이른바 3밀 조건에서 학생들이 기숙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IEM국제학교는 종교 단체 소속 비인가 시설로, 매년 16~18세 청소년을 선발해 기독교 신앙과 중·고교 과정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교육 과정 동안 24시간 기숙사 생활을 한다.
기숙사 방마다 적게는 7명, 많게는 20명까지 배정돼 함께 생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식당에도 좌석별 칸막이가 없었고, 일부 층은 샤워 시설도 공동 사용했다. 마스크 착용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학생이 확진된 이유다.
특히 경남 지역에서 온 학생이 지난 12일 기침·두통 증상을 보였음에도 학교 측에서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았고, 이것이 시발점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비인가 시설로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단 점도 문제다. IEM국제학교는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교육청에 학교 등록을 하지 못했고, 학원으로도 등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제2의 신천지’ 사태처럼 IEM국제학교를 운영하는 IM선교회를 중심으로 전국 확산 우려도 나온다. IEM국제학교에서 훈련받은 학생들이 각 지역으로 나가 만든 학교가 TCS국제학교인데, 현재 광주 TCS국제학교 관련 확진자는 23명이다. 방역당국은 광주광역시의 TCS국제학교 집단감염과 대전 IEM 집단감염 간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부장은 “IM선교회가 있는 대전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모여든 TCS국제학교 운영자들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전국 TCS국제학교 운영자를 비롯해 IM선교회 산하 단체 대표자들의 명단을 받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