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쑤성(甘肅)에서 백신 생산공장의 부주의로 발생한 브루셀라병 집단 감염과 관련,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이 60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개월 만에 확진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6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간쑤성 란저우(蘭州)시 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까지 5만5000여 명을 검사한 결과 6620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 9월14일 2만1847명에 대해 브루셀라병 검진을 한 결과 3245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검사대상이 늘어나면서 53일 만에 확진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브루셀라병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되는 인수 공통 전염병으로,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발열·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남성의 고환과 여성의 난소 등 생식계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이번 감염은 지난해 7~8월 중무(中牧) 란저우생물제약공장에서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을 생산할 당시 사용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쓰면서 발생했다. 소독약 문제로 폐기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으면서, 브루셀라균이 에어로졸 형태로 외부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공기에 실린 균은 동남풍을 타고 란저우 수의연구소와 인근 지역으로 퍼져, 흡입이나 점막 접촉 등의 방식으로 사람을 감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지난 1월 이 공장의 브루셀라병 백신 생산허가 등을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이 공장에서 생산한 동물용 백신 7종의 비준도 취소했다. 또 해당 공장에 대해 지난 12월 폐쇄 결정을 내렸다.
당국은 피해를 입은 주민 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당국은 “9월에 1차 보상·배상금 1000만 위안(약 17억원)이 지급돼 모니터링·진료·보상 등에 쓰였다”면서 “공장 측이 후속 보상·배상에 필요한 자금을 전액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상을 받은 주민은 33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