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에 윤석열 총장, 국감에서 작심 비판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 극에 달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듯
▒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추 장관은 10월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과 언론은 ‘사기꾼의 편지 한 통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고 맹목적 비난을 하기 전에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며 “‘중상모략’이라고 검찰총장은 화부터 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은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정말 비상식적”이라면서 “수사지휘권은 장관이 의견을 낼 필요가 있을 때 검찰총장을 통해서 하라는 것이지 특정 사건에서 지휘를 배제할 권한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률가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 정무직 공무원”이라면서 “전국 검찰을 총괄하는 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가 정치인의 지휘에 떨어지기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사법 독립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추 장관은 지난 1월 윤 총장이 인사 관련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내 명을 거역했다”는 표현을 써 ‘왕조시대의 법무장관’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6월에도 “(윤 총장이) 내 지시를 절반 잘라 먹었다” “겸허히 장관 말을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캐내기 위한 ‘준사법기관’이다. 검찰총장은 정부·여당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법무장관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한다”면서 “검찰총장 1인에게 수사지휘권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임기 2년을 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라임 수사, 문제 없었나
추 장관은 수사지휘서를 통해 “검사장 출신 유력 야권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 비위 사실을 직접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 달리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됐다”면서 “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접대와 다수의 검찰 관계자에 대한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도 관련 보고나 수사가 일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사팀을 이끌었던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은 “검사 비리는 김봉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쯤 전임 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면담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총장에게 보고했다”면서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8월31일 그간의 수사 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 저를 비롯한 전·현직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해 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사 논란, 추 장관 아들 수사, 조국 수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인사 의견을 물었지만 명을 거역하고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 데 대해 “추 장관이 전화해 (직접) 초안을 짜라고 했다”며 “전례 없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추 장관께서) 저에게 초안을 짜라고 해서 ‘아니 장관님, 검찰국에서 기본 안이라도 해서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본인은 제청권자고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라서 인사안이 청와대에 있을 거다. 청와대에 연락해서 받아 보시고 의견 달아서 주세요’(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펄쩍 뛰었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 장관 아들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 수장 가족 관련 사건이어서 대검 차장에게 지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남관 대검 차장은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핵심 참고인인 지원장교 진술의 번복 경위에 대해 보완수사를 지시했다”면서 “보완수사를 지시했지만, 서울동부지검에서 결론이 안 바뀔 것 같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무혐의로 결론 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박상기 전 법무장관이 “‘윤 총장이 조 전 장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언론 인터뷰에 대해 “박 전 장관이 압수수색 당일 저를 좀 보자고 해서 만났다”면서 “(박 전 장관이) 어떻게 하면 선처가 될 수 있느냐고 물어서 ‘야당과 언론에서 자꾸 의혹 제기를 하는데, 만약 여기서 사퇴를 하면 조금 조용해져 저희도 일 처리를 하는 데 재량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장관이 먼저)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저도 의견을 드린 것이다. 제가 무슨 그분에게 그런 뜻(조 전 장관 사퇴)에서 말씀드린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