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라임 축소수사 의혹·檢 인사 반발
“라임 사건 철저한 수사 지시…인사서 검찰 뜻 반영 안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워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반격에 나섰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잇딴 폭로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서게 된 윤 총장은 라임 사태와 관련한 축소 수사 의혹과 검찰 인사 등에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의 발표는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은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며 라임 사태 수사에 대한 축소 또는 소극적 수사 지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윤 총장은 이날 자신의 수사 지시 사실을 직접 언급하며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짜맞추기 수사' 등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윤 총장은 "야당 정치인 관련한 부분은 검사장 직접 보고를 받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욕을 먹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며 "(철저히 수사하지 않으면) 가을 국정감사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 로비 의혹 관련해서도 "보도 접하자마자 10분 내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철저히 조사해서 접대받은 사람을 색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무슨 근거로 검찰총장도 부실 수사에 관련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8일 라임 사건 핵심 인물인 김 전 회장의 1차 폭로가 나온 후,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검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으로서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윤 총장이 라임 사건과 관련해 수차례 철저한 수사 지시를 했고 야권 정치인 로비 의혹도 지시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가 검찰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총장이 인사안에 대한 의견을 사전에 법무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의원 질의에 "인사안을 (이미) 다 짜놓고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었다"고 답하며 법무부가 협의 과정없이 진행한 점을 비판했다.
이어 "나에게 (인사) 초안을 짜라고 해서 '장관님, 검찰국에서 기본안이라도 주셔야 제가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인사권자가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인사안이 청와대에 있다. 의견 달아서 보내 달라고 했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검찰 인사가 윤 총장의 뜻과는 무관하게 이미 결론이 나 있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검사 인사권자는 대통령이지만, 통상 법무부 검찰국에서 안을 짜서 만들어오면 제가 대검 간부들과 협의를 해왔다"고 통상적인 검찰 인사 절차에 대해 부연했다.
법무부는 올해 검찰 인사를 추진하며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좌천됐고, 법무부가 윤 총장과 검찰 '힘빼기 전략'을 위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는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