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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짜맞추기 수사’ 의혹 제기하며 윤 총장 정조준
윤 총장 “野정치인 수사 진행…검사 향응 보고 못 받아” 반박
'김봉현 폭로'로 격돌한 법무부-대검
법무부는 검찰이 의도적으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묵인하고 청와대 인사와 여권 정치인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검사·수사관에 대한 향응과 금품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로비' 등의 의혹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검찰에 진술했는데도 관련 의혹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무부는 "검찰총장이 라임 사건 수사 검사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철저한 수사를 수차 밝혔음에도, 구체적인 야권 정치인과 검사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검찰의 부실 수사를 정조준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주체' 변경까지 시사하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법무부는 "현재까지의 감찰 조사 결과와 제기되는 비위 의혹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 중인 감찰과는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윤 총장은 전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법무부의 검찰 수사 부실 지적에 대해 "턱도 없는 이야기다. 수사를 내가 왜 뭉개느냐"라며 "수사팀이 야권 인사에 대해 수사한다고 해서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지금도 수사 중"이라며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가 윤 총장이 검사의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라임 사건의 수사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법무부 발표에 대해선 "타 청에서 파견 보내는 건 법무부와 대검, 해당 청이 서로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최종 승인을 해야 해 총장이 전적으로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라임 사건을 지휘했던 송삼현 당시 서울남부지검장도 윤 총장의 발언에 힘을 실으며 "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보고한 내용 중에 총장이 하지 말라고 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총장은 여든 야든 철저히 수사해서 규명하라고 했다. 여야를 가려서 지시한 적은 없다"고 엄호했다. 검사들의 술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는 사실이고 보고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총장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며 검찰이 사전에 검사들의 비위 관련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갈등 전면전…결과따라 한 쪽 ‘치명상’ 불가피
법무부는 현재까지 김 전 회장이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검사 3명 중 2명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소개받았고, 청담동 룸살롱에서 이들에 10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법무부는 나머지 검사 1명과 수차례에 걸쳐 총 3억3000만원의 금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검찰 수사관의 신원도 파악해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김 전 회장 주장대로 '검사 3명' 가운데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나면 검찰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검언유착 수사와 장모·부인을 둘러싼 의혹으로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진 윤 총장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의 소환 조사 요구에 불응하며 검찰과 법무부 양측의 대결 구도를 더 심화시키는 양상이다. 특히 '검사 향응' 의혹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법무부 감찰에서 이 부분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당시 사건에 참여했던 검사들을 상대로 보고 경위와 절차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 볼 전망이다. 향응 및 접대 관련 진술이 나왔는데도 검찰이 이를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일정 선에서 수사를 접었는지, 보고가 이뤄졌다면 어느 선까지 진행됐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옥중 서신에서 밝힌 것과 다르게 소환 조사에서 이같은 진술을 하지 않고도 검찰에 내용을 모두 알렸다고 주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법무부가 검찰총장을 겨냥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총장이 이를 정면 반박한 만큼,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추 장관과 윤 총장 중 한 쪽은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넘어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로까지 확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당은 김 전 회장의 폭로로 공수처 도입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검찰을 둘러싼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공수처 1호 수사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당은 추 장관의 개입으로 수사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망가져도 너무 심하게 망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검찰사(史)에 추 장관이 어떻게 기록될지 잠시라도 멈춰서 돌아보기를 바란다"며 "권력이 다하면 원한에 따른 보복이 반드시 있다는 명심보감, 퇴임한 검사 이야기를 부디 잊지 말 것을 말씀드린다"고 이번 사안에 대한 특검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