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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중심으로 반감 고조…뾰족한 방법 없어 문제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동안 세계 주택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반 주요국 전문가 대다수는 주택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주택 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가처분소득 감소로 주택 수요 및 가격 하락은 너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중장기적으로는 도심에 위치한 주택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선호에서 제외되는 반면 외곽에 있는 대형 주택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전망은 올해 10월초를 기준으로 보면 모두 틀렸다.  주택 가격 상승은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독일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 상승했다. 미국도 주택시장 버블이 한창이던 2007년보다 더 빠른 상승세다. 세계적인 금융기관 UBS가 세계 25개 주요 도시의 주거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분석을 보면,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이 버블 위험 단계에 들어갔다. UBS는 0.5를 넘으면 과대평가, 1.5를 넘으면 버블 위험 단계로 구분하는데 독일 프랑크푸르트(2.26)와 뮌헨(2.35)이 25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위험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캐나다 토론토(1.96)와 프랑스 파리(1.68),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52) 등도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금융기관 UBS에 따르면 세계 25개 주요 도시 중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의 주택 가격의거품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REUTERS
세계적인 금융기관 UBS에 따르면 세계 25개 주요 도시 중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의 주택 가격의거품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REUTERS

낮은 이자·정부 대응, 주택 가격 상승 이끌어

당초 예상과 달리 이런 흐름을 보이는 원인에 대해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3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이자율 하락이다. 미국의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30년 만기 고정금리를 기준으로 3.7%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2.9%로 크게 낮아졌다.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이자율 하락은 경제 전반의 침체에도 주택을 비롯한 자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택담보대출 액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두 번째 원인은 정부 개입이다. 급속한 충격으로 인한 경제 위축은 대규모 실업과 소득 감소로 연결되고, 보통은 대출금 상환불능과 압류 및 경매로 이어지지만 올해는 달랐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들은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해 급속한 소득 감소로 인한 충격을 완화했다. 또 대출이자 상환을 유예하거나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압류와 경매 등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민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인해 주택 매도 물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가처분소득은 주요 7개국(G7)의 경우 1000억 달러 이상 증가해 주택시장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이것이 주택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 번째 원인은 새로운 주택 수요의 등장이다. 재택근무가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은 그동안 선호되던 교통이 편리한 도심의 고밀주택 대신 외곽에 위치한 넓고 밀도가 낮은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외곽으로 나가는 대신 주변에서 약간 더 넓은 업무용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주택 구입을 선호했다. 이에 미국은 교외 주택에 비해 도심의 주택 가격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영국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 상승률이 4%에 이르면서 공동주택의 0.9%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예상과 다른 이러한 주택 가격 상승은 자산시장의 급속한 하락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붕괴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라 할 수 있다. 과거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땐 금융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시스템 자체가 위협받았지만 현재 위기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지금 주택 가격 흐름 이어질 듯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기존 자산을 보유한 계층들은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자산 매입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반면에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은 실업과 소득 감소 등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자산 격차를 더 확대하고, 이는 사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바로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 쇼크가 진정된 이후 글로벌 주택시장은 어떤 변화를 보일까. 금리를 인상하고 정부 재정지출을 줄여나갈 경우 시장은 안정화 혹은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조치를 취할 정부는 거의 없다. 코로나19는 점차 사라지더라도 경제 충격의 여파는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들은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당연한 것이 돼 가고 있는 저금리와 제로금리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주택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약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주택 공급은 감소했기 때문에 수요·공급 측면에서도 주택 가격이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주택 가격의 상승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긴장을 높인다. 특히 젊은 층은 기존 자산 보유층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 보유를 위한 지원정책 축소를 제안했다. 또 적절하게 규제되는 임대주택 영역 확대를 통해 수요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과도한 도시계획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늘릴 것도 제시했다. 더불어 토지와 주택에 대한 세금을 높일 것도 권고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다른 한편으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제안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변화의 시작이 과거와 다른 시대를 열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달리 기존의 격차와 모순을 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결국 극단적인 포퓰리즘의 확산과 세대 간 갈등 증폭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해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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