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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사흘만에 퇴원…전염 가능성 있는데도 복귀 강행
의료진 “열 없고 호흡기 정상이지만 주말 고비”

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군병원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군병원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 사흘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안고 복귀하면서 백악관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돌발 외출'도 모자라 완치 전 '조기 퇴원'까지 감행하며 백악관은 물론 미국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오후 6시40분께 입원해 있던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나와 차량으로 이동한 뒤 헬기를 타고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3일 만이다.   이날 양복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병원을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하며 주먹을 쥐거나 손을 흔들며 '엄지척'을 했다. 취재진의 다른 질문에는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 헬기는 6시55분께 백악관에 도착했으며, 대통령은 2층 발코니로 올라가 마스크를 벗은 뒤 헬기 쪽을 향해 경례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퇴원하기 몇 시간 전에 올린 트윗에서도 같은 주장을 하며 "이것이(코로나19)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정말 훌륭한 약과 지식을 개발했다"며 "나는 20년 전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조만간 선거 캠페인에 돌아올 것이다. 가짜 뉴스는 오직 가짜 여론조사만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대선 행보 재개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치료해온 의료진은 이날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이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퇴원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주치의인 숀 콘리 등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흡기와 관련해 어떤 문제도 없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상태가 좋아졌고, 지난 72시간 이상 열이 없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 산소 보충을 받았지만, 현재 산소포화도 수준은 정상"이라고 전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인정했다.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이상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언제 전염 가능성이 '0'이 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우려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폐 손상 여부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면밀하게 모니터 될 것이며, 이번 주말까지가 고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월요일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거나 개선된다면 마지막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게 격리되는게 가능한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으면서 민감한 질문을 모두 피해갔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 전 군 병원에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투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후 중증 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덱사메타손과 함께 렘데시비르 등의 투약 치료를 받아왔다.
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군병원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군병원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먹을 쥐고 있다. ⓒ 연합뉴스
미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원과 백악관 복귀 이후 내놓은 메시지를 비판하며, 그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원에 대해 "바이러스를 안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확진자가 잇따르던 백악관은 코로나19 감염의 중심지가 돼 버렸다"면서 "20만 명 넘는 미국인이 목숨을 잃고 본인조차 바이러스에 걸렸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심각성과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네이스 피츠버그대 의학센터 박사는 "코로나19는 미 국민에게 완전한 위협"이라며 "대부분의 국민은 대통령만큼 운이 좋지 않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사디야 칸 박사도 "그건(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비양심적인 메시지"라며 대통령이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을 촉진하거나 악화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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