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며 ‘깜짝 외출’ 감행
경호원·병원 의료진 위험 빠뜨렸다는 비난 봇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긱)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긱)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으로 차를 타고 나와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출 퍼레이드'를 벌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외출을 감행해 주변은 물론 미국 사회 전체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은 코로나19에 대한 그의 '가벼운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오후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SUV 차량 뒷자석에 탑승해 병원 밖으로 나와 유리창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든 뒤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 이번 외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깜짝 방문'을 하겠다고 예고한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출을 감행한 날 오전 트위터에서 지지자들의 영상을 리트윗하며 "매우 고맙다"고 적었고, 오후에도 "병원 밖 모든 팬과 지지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지지자 방문 전 올린 73초짜리 별도 영상에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여행이었다"며 "나는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것은 진정한 학교"라며 학교에서 '책을 읽자' 식의 배움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언급한 뒤 "나는 그것을 알게 됐고 이해하게 됐다.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곧장 거센 비판을 불러 왔다.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전파를 막기 위한 격리는 고사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격리 위반을 생중계 해 미국 사회 전체를 혼란과 위험에 빠트렸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과 동승한 비밀경호국(SS) 경호원 2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방호복 등은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였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언급하며 "무책임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병원 밖에서 즐거운 드라이브를 한 탓에 경호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일갈했다.  월터 리드 병원의 내과의사 제임스 필립스도 대통령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고 성토하며 "차량에 탑승한 모든 사람은 14일간 격리해야 한다. 그들은 병에 걸리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면서 "안전에 관한 (미국민들의) 우려와 분노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백악관은 경호원들을 위해 어떤 감염 예방 조치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새벽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직접 알린 뒤 같은 날 오후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3일(현지 시각) 숀 콘리(중앙)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3일(현지 시각) 숀 콘리(중앙) 대통령 주치의와 의료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숀 콘리 주치의 등 백악관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안정적이라며 이르면 5일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이 오늘처럼 계속 상태가 좋다면 이르면 내일 백악관에 돌아가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확진 판정 이후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진 사실을 의료진이 뒤늦게 시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앞서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이 경미한 증세만 있다고 공지 했지만, 이후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오전 열이 나고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축소 발표' 의혹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자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이후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산소 공급을 위한 기본 치료제로 간주되는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했다고 인정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